가게 주인이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 맞추기 문제 (나름의 논술 논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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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풀이

가게 주인이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 맞추기 문제 (나름의 논술 논리 문제)

by 깨알석사 201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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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주인이 열대어에 대해 설명을 한다. 그 말을 듣고 가게 주인이 한 말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문제로, 차근차근 곱씹어 보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속된 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먹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문제, 절대 꼬아서 이야기 하지도 않고 속임수도 없다.

열대어 가게에 간 네 사람은 가게 주인에게 이런 설명을 들었다

가게 주인 - 비늘이 푸른 아로와나는 모두 눈이 빨갛고, 귀뚜라미를 먹는다. 귀뚜라미를 먹는 아로와나는 모두 금붕어를 먹는다

가게 주인의 설명을 듣고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누구일까?

1. 지우 : 귀뚜라미를 먹지만 비늘이 푸르지 않은 아로와나는 모두 눈이 빨갛구나

2. 신우 : 눈이 빨갛고 금붕어를 먹는 아로와나는 모두 귀뚜라미를 먹겠네!

3. 민수 : 눈이 빨갛지만 비늘이 푸르지 않은 아로와나는 모두 금붕어를 먹겠구나

4. 준범 : 금붕어를 먹지만 눈이 빨갛지 않은 아로와나는 모두 비늘이 푸르지 않겠군


계산이 필요하거나 심도 있는 논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답은 바로 공개한다. 다만 왜 그 사람이 말한 것이 답이고 제대로 이해한 내용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핵심

지우와 민수는 바로 탈락, 비늘이 푸른 아로와나는 눈이 빨갛다고 했는데 지우는 비늘이 푸르지 않은 아로와나는 눈이 모두 빨갛다고 했으니 잘못 이해했고, 민수도 마찬가지 비늘이 푸르지 않은 아로와나는 눈이 빨갛다고 말을 했다. 두 사람은 바로 제외, 남은 건 신우와 준범

준범의 말과 신우의 말은 듣다보면 가게 주인이 설명한 것과 틀린 부분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한 사람은 단 한 사람, 네 명중 세 명이 틀린 말을 했다면 당연히 이건 문제가 아니다. 신우와 준범이 한 말이 모두 참말로 "보이기" 때문에 이 문제 자체가 성립되고 출제가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둘 중 한 사람의 논리를 성립하려면 "억지"가 일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 그게 바로 신우, 그래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준범이 답이 된다.

신우가 답이라고 한 사람은 충분히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히 나뉘어서 보면 답이 아니다. 비늘과 눈 색이 맞지만 식성은 확실히 오류가 있다. 아로와나는 귀뚜마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귀뚜라미"도" 먹는 다는 차이가 있고 귀뚜라미를 먹는 식성을 가진 아로와니는 금붕어도 먹는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이걸 반대로 금붕어도 먹으니 귀뚜라미도 당연히 먹는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로와나 "중에서" 귀뚜라미를 먹는 아로와나"만"이 금붕어를 먹는다고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이렇게 그림으로 풀어나가는 논리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너무 "정해진 학업 스타일"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뭔가 다른 방법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이렇게 집합론(교집합)식의 풀이는 누가봐도 학교에서 배운 풀이식이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하나의 방식으로만 풀이를 한다는 것이고 대체로 이런 풀이만 고집한다는 것인데, 논리는 논리 그대로 풀어줄 때가 사실 더 좋다. 

이 문제는 같은 조건으로 다르게 설명했을 때 이해가 더 빠르다. 문제 자체가 잘 알지 못하는 대상(물고기와 어려운 물고기 이름)에 비늘색과 눈의 색, 그리고 식성 여부까지 흔한 경우가 아니라서 이해를 하기에 앞서 논리를 "외워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머리속에서 꼬인다) 그래서 이걸 쉬운 걸로 대입해 다르게 생각하면 쉽게 풀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술을 먹은 사람은 눈이 빨갛게 되고 그런 사람은 갈비를 먹는다. 갈비를 먹은 사람은 "모두" 후식으로 냉면을 시켜 먹는다라고 했을 때 이 문제와 똑같은 문제가 된다. 여기서 술을 먹고 눈이 빨갛게 된 사람이 음식의 순서를 바꿔 냉면을 먹는다면 "모두" 갈비를 먹는다라고 할 때 논리가 성립하느냐가 바로 동일한 문제 (신우의 대답)

1. 술을 먹고 2. 눈이 빨갛게 된 사람이 3. 갈비를 먹게 되는데 4. 갈비를 먹은 사람은 "모두" 냉면을 먹는다고 할 때 술을 먹고 눈이 빨갛게 된 사람이 갈비를 먹어야지만 냉면을 먹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논리의 전제조건을 그대로 가지고 냉면과 갈비의 위치를 바꾸면 말이 성립되지 않을 개연성이 높아진다.

술을 먹고 눈이 빨갛게 된 것까지는 동일해도 분명 갈비를 먹은 사람이 냉면을 "모두" 먹는다고 했는데 냉면을 먹은 사람은 "모두" 갈비를 먹겠네라고 다르게 이해했다면 틀린 답이 된다. 모두 갈비를 먹었겠네~ 와 같은 과거형이라면 몰라도 냉면(금붕어)을 먹으면 갈비(귀뚜라미)를 모두 먹는다는 건 애초에 가게 주인의 설명과 논리에 맞지 않게 된다.

갈비를 (먹은) 사람만 (모두) 냉면을 먹는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냉면을 먹는 사람이 (모두) 갈비를 먹게 되는 건 아니다. 귀뚜라미를 먹지 않았다면 금붕어도 먹지 않는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금붕어를 먹은 아로와나는 "모두"가 성립이 안된다. 귀뚜라미를 먹은 "경우에만" 금붕어를 먹는다는 식이 성립될 수 있어 모두가 아닌 일부가 된다.

지난 추석 때 조카의 학습지를 보게 되었다. 저학년인데도 논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정답은 넘어가고 틀렸다고 사선이 커다랗게 그어진 틀린 문제만 봤는데 약간 이상한 점이 있었다. 문제 위에 보기(그림)가 주어졌는데 우유는 맛이 없다라고 먼저 말을 한 장면이 있고 우유를 주자 배가 아프다는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후 그것이 거짓말이 들통나서 혼이 나게 되는데 이 보기를 보고 주어진 문제가 주인공이 왜 "거짓말"을 했느냐는 질문이었다.

조카가 쓴 답은 "우유가 맛이 없어서" 그런데 학습지 선생님이 짝대기를 긋고 틀렸다며 "먹기 싫어서"라고 답을 써주셨다. 조카에게 선생님 답이 맞냐고 물으니 자기는 왜 틀렸는지 모른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틀린 답이 아니라고 하자 주위 가족들이 모여 선생님 답이 맞다고 모두 말한다.

먹기 싫어서 거짓말을 한 것이 맞다는 것이다. 나는 선생님의 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조카의 답도 맞을 수 있다는 걸 강하게 어필했다. 내가 선생님이라면 내가 원한 답이 아니어도 충분히 맞는 답이라 동그라미는 아니어도 삼각형을 주었어야 하며 별도로 선생님이 가져온 정답지의 답도 맞지만 너가 말한 답도 맞다라는 식으로 해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누가봐도 먹기 싫어서라는 답이 맞는 것이고 조카가 틀린 것이 맞다고 하는데 이 문제로 한 30분은 가족들끼리 설전을 벌인 것 같다. ㅋㅋ...먹기 싫어서도 틀린 건 아니다. 먹기 싫으니 거짓말을 했다고 할 수 있으니, 하지만 지문에도 분명 우유는 맛이 없다라고 보여줬고 그 다음에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거짓말을 한 장면이 나오는데 먹기 싫다고 한 것이 원래 맞다면 대부분 "왜 먹기 싫은데?"라고 묻는것이 보통이다. 

학력의 깊이나 지식여부를 떠나 먹기 싫다고 딱 잘라 말했다면 (정답처럼), 누구든지 "왜"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되고 그 "이유"를 들으려고 한다. 거짓말을 한 "이유"의 본질이 아니고 정확한 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었을 때 '우유가 맛이 없어서요"라고 했다면 "왜"냐고 묻지 않는다. 그 자체가 100% 완벽한 해명이 되기 때문이다.

배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이유가 (먹기 싫어서) 라면 그 다음 왜 먹기 싫은지 다시 이유를 묻게 되는 것이 (먹기 싫어서) 답이 가진 한계, 왜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한 본질이 절대 아니다. 만약 지문에 우유는 맛이 없어!라고 꼬마 아이가 말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먹기 싫어!"라고 했다면 몰라도 지문에 대놓고 본질을 설명하고 있는데 쌩뚱맞게 너무 포괄적으로 "먹기 싫어서"라고 한 것은 정확한 답이 될 수 없다고 본다.

1. 거짓말을 왜 했니? 먹기 싫어서요. 왜 먹기 싫은데? 우유는 맛이 없어요~ 아..그렇구나, 그래서 거짓말을 했구나

2. 거짓말을 왜 했니? 우유가 맛이 없어서요, 아 그렇구나 그래서 거짓말을 했구나.

보기(지문)에도 우유가 맛이 없다라고 꼬마가 퉁명스럽게 말을 하고 있고 선생님이 답이라고 한 "먹기 싫어서"는 결국 왜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한 답이 아니라 이중 질문밖에 안된다. 거짓말을 "왜" 했냐는 것에 대해 "왜" 먹기 싫은데로 결국 원하는 해명을 못 듣기 때문..(애초에 먹기 싫어서라는 말 자체가 많은 해명이 가능하고 정확한 이유가 안된다), 우유가 맛이 없다면 아 그래~ 해도 먹기 싫어서라는 애매한 답은 왜 먹기 싫으냐고 계속 물을 수 밖에 없다.

학습지 선생님이 정답이라고 제시한 것은 결국 정답을 찾아가는 길목의 추론 역할만 하기 때문에 조카의 답이 원래 맞다라고 했지만 결국 다른 가족은 똥고집을 꺽지 않았다. 물론 내 의견도 맞지만 학습지 선생님이 논술 전문가로 유명하고 괜히 이렇게 풀이를 한 게 아닐 것이며, 또 지문에 떡하니 시작부터 우유가 맛이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페이크, 속임수, 또는 오답을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나름의 설명들이 쏟아졌는데...획일적인 교육의 단적인 문제, 고질적인 병폐다. 

이게 꽤 유명한 학습지라 다른 아이들도 이 문제를 풀었을텐데 조카에게 삼촌 설명을 듣고 나서 어떻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틀리다고 해서 그런가 하고 넘어갔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자기가 적은 답이 맞는 것 같다며 땡! 오답처리가 아닌 동그라미는 아니어도 삼각형 처리는 해주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 점수는 그대로 인정 받지 못해도 표시만이라도 삼각형을 해주면 좋겠다고 하는데, 가족들 눈치를 보니 건들지 말라는 눈빛이 ㅠ.ㅠ

막판에..그림 속 꼬마 아이가 "우유 맛 없어!!"라고 대놓고 말을 하고 있는데 왜 답이 "먹기 싫어서"이냐고 흥분해 열변을 토했지만 결국은 패스~....추석만 아니었어도 ㅋㅋ 학습지 공부를 그룹식으로 여러 아이가 함께 공부방처럼 배운다고 하는데 다른 아이들도 모두 같은 학습지로 공부 하는 만큼 이 문제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었을 것 같다.

논술과 논리마저....획일적인 "정답"이 미리 정해져 있고 심지어 더 정확한 답이 있어도 주어진 답이 진짜 답이라고 우기는 세상...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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