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축제 얼음낚시터에서 물고기를 못 잡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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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져/행사축제

겨울축제 얼음낚시터에서 물고기를 못 잡는 이유

by 깨알석사 2015.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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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맛있는 TV에서 두 남녀 MC가 얼음낚시를 몇시간 동안 했는데도 한마리의 물고기조차 잡지 못하고 결국에는 다른 분의 물고기로 시식을 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겨울시즌이 되면 각 지자체에서 열리는 겨울축제와 얼음낚시가 소개되는데 방송되는 장면의 대부분은 손맛을 보는 장면이 잘 나오지 않는다. 가끔 다른 사람들이 낚는 장면이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수에 비해 잡는 사람보다 못 잡는 사람수가 훨씬 많다.

 

 

깨알은 외국인들과 함께 여행을 한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꽤 알아주는 얼음낚시 축제로 외국인들과 함께 간 적이 있는데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는 아마 이곳이 우리나라 최고의 겨울축제장이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얼음낚시의 부푼 꿈을 안고 얼음구멍에 낚시대를 집어넣고 손맛을 기대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운게 얼음낚시다. 아마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행사장에서 실시하는 얼음낚시를 해 본 사람이라면 잡은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은 시간만 허비하다가 손맛은 포기하고 마리당 얼마씩 파는 물고기를 사서 군고구마통에서 구워 나오는 생선을 맛있게 먹는게 보편적인 코스

 

 

사실 여기에는 숨겨진 몇가지 사실이 있다. 지역을 막론하고 행사장 규모가 어느정도 되면 지방자치단체가 행사를 알리기 위해 여행사와 제휴를 하게 되고 여행사가 들어오면 외국인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진다. 사람마다 견해 차이는 있겠지만 명동이나 동대문 쇼핑에서 잘 쓰지 않는 외국인들도 지갑을 쉽게 여는 곳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접할 수 있는 특징 있는 관광명소나 행사장이다. 이런 곳에서는 신기한 첫 경험을 하거나 체험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 단위 외국인이라면 꼭 체험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털장화를 구매할 계획이던 한 외국인은 서울 쇼핑센터나 서울 전통시장이 아닌 지방의 소규모 전통시장에 가서야 털장화를 구매했는데 굳이 서울에도 전통시장이 있음에도 여기 전통시장에서 털장화를 산 그 이유를 묻자. 쇼핑센터는 비싸고 서울의 전통시장도 외국인 왕래가 많아 외국인과 내국인 물품에 차이가 난다는 것, 지방 전통시장은 외국인만을 위한 (?) 물건이 없기 때문에 내국인들이 사는 물건을 똑같은 값에 살 수 있어서 일부러 지방 행사에 올 때까지 구매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와우~

 

 

요즘에는 지방축제, 특히 겨울축제에 외국인들 출입이 굉장히 많다. 보령머드축제는 거의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많은 외국인 전용 축제가 되어 버렸지만 겨울축제장도 한국의 매서운 겨울맛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꼭 가봐야 하고 꼭 느껴봐야 하는 문화체험이다. 여기서 우리가 모르는 것 하나가 바로 외국인 구역과 내국인 구역,

 

 

업체나 개인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여는 축제장의 얼음낚시터 대부분은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사람들은 외국인들이 불편해 할까봐 구역을 나눈게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얼음낚시를 하는데 불편한게 어디 있기나 하나? 뚫린 구멍으로 낚시줄을 집어넣는게 전부인데 외국인과 내국인이 뒤섞여 있다고 해서 불편할 것은 없다. 구역을 나눈 이유는 물고기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 구역에는 한국 사람의 출입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아래 참고 사진에도 나오듯이 친절하게 외국인 전용 안내문이 걸려 있어서 알아서 내국인들은 출입하지 않을 뿐더러 특별히 들어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관광을 오신(?)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것이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라 설령 출입하려는 내국인이 있다고 해도 입구쪽 직원이 외국인 전용 입니다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면 두말없이 죄송합니다 하고 내국인 구역으로 가게 된다.

 

 

외국인 구역에 외국인이 약 60명 정도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은 나와 관리자 분 5~6명 뿐이었다. (물고기를 잡으면 도와주는 친절맨들) 여행사 직원이나 가이드가 함께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외국인들은 놀게 해놓고 자기들은 휴식을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낚시터까지 동행하는 여행사 직원이나 가이드는 거의 없다. 깨알박사는 외국인 일행들이 있어서 들어간 경우로 외국인과 행사 직원을 빼면 우리나라 사람은 오롯이 나 혼자다. 재미있는건 외국인 구역은 공간도 넓고 한적한데 내국인 구역은 사람들로 인산인해, 그야말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10분 정도 되었을까? 외국인들이 어린아이, 성인 할 것 없이 팔뚝만한 물고기를 잡아 올린다. 엄지를 치켜 세우며 미소가 하늘을 찌른다. 몇번의 쇼타임이 지나고 나서 그물망으로 나뉘어진 내국인 구역을 보니 우리쪽 쇼타임을 보고 마냥 부러운 듯 쳐다들 보신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물고기 잡은 사람은 거의 없다. 수십배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음에도 잡은 마릿수는 우리쪽 외국인 아이들이 잡은 것 보다도 못해 보인다. 물고기가 안 잡혀 투덜되는 사람, 자리탓을 하며 옮겨 다니는 사람, 칭얼되는 아이들, 속상해 하는 부모들을 보며 관리자에게 슬쩍 다가가 아니 같은 얼음물이고 얼음위 그물망으로 구역만 나누었지 물속은 똑같을텐데 저 쪽은 왜 안 잡히고 우리쪽은 잘 잡히나요? 물어봤다. 사실 글쎄요. 하늘의 뜻이겠죠~ 뭐 이 따위 답을 당연히 기대했건만 (답이 있을수가 없다) 의외로 답이 있었다. 외국인 구역과 내국인 구역은 물 속도 나뉘어져 있다는 것. 리얼?

 

 

재미있는건 강이 얼어서 강에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한다는 것이 자연산을 뜻한다고 생각하지만 축제가 괜히 축제인가? 자연산으로는 축제를 진행할 수 없는 법, 100% 양식 물고기를 풀어 놓고 잡는 것이라 아침 축제 오픈전에 내국인 구역과 외국인 구역에 풀어주는 물고기 양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몇년 뒤 겨울마다 방송되는 겨울축제장 얼음낚시터에서 잡힌 물고기를 맛보며 자연산이 최고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쓴웃음이 난다. 시사프로그램이나 예능, 지방방송이나 나중에는 양식이라고 밝히기는 하더라.) 대부분의 축제장은 30분 거리에 양식장이 위치하고 있어 매일 양식된 물고기를 수급 받아 방생한다.

 

 

겨울축제 얼음낚시터에서 물고기를 못 잡는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인 구역에 10 마리를 풀었다면 내국인 구역은 1마리 정도 풀었다고 보면 된다. 더군다나 외국인 구역은 사람도 많이 없으니 객당 포획 횟수는 1마리 이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나와 함께 한 외국인들은 개인 당 4마리 이상 잡았다. 반면에 내국인 구역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표정들이 굳은체로 능력없는 아빠, 실력없는 남자친구로 풀 죽어 있을 뿐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타국에서 몇시간 공들여 해외까지 와서 겁나게 추운 날씨속에서 얼음낚시까지 했는데 물고기 한마리 못 잡는다면 실망감은 물론이요 여행 자체가 흥이 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을 케어해야 하는 여행사 입장에서는 외국인을 유치해 데리고 가는 댓가로 이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는 없는 법, 외국인을 대우해줘야 하는 풍토와 여행사와 지자체의 협력관계로 외국인 구역 대부분은 풍족하게 물고기를 풀어주는게 불문율이다.

 

 

말도 안통하고 현금 사용도 녹녹치 않은 외국인들이 물고기를 못 잡았다고 해서 맛있게 구운 생선구이를 사먹을 수는 없는 법,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외국인 구역은 확실한 입질의 보장이 된다. 내국인 구역의 꼬마 아이가 우리쪽을 마냥 부러워 하면서 쳐다보길레 잡은 물고기 큰 녀석 2마리를 건네주자 부모가 연신 땡큐~ 한다. 아이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는데 생선맛은 보게 되었다고 하니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넉넉하게 풀어놓으면 좋지만 사람이 있을 때는 풀수가 없어서 (새벽 행사 전 푼다고 함) 손맛을 느끼려면 내국인 구역은 오전 일찍 해야하고 정오부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한다. 외국인 구역은 구멍 안으로 물고기 떼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는데 내국인쪽은 거의 없다는게 관리자의 말. 외국인쪽은 더 나아가 휴식타임이라는 것이 있어서 일정시간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나가고 빈 사이에 물고기를 충전(?)해 준다고 하니 외국인은 시간대와 상관없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깨알이 직접 경험해 본 결과 물고기는 확실히 넉넉하게 충전되어 있었다. 5명이 잡은 물고기가 대략 15마리 내외이니 재미는 쏠쏠한 것이 사실 (같은 시간 내국인 구역에서 물고기 잡았다고 외치는 사람은 수백명의 사람 중에서 1명이 1마리 잡은 것 밖에 보지 못했다.)

 

 

양식 물고기는 찌를 잘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양식 사료에 길들여져 있어서 배고픔 따위는 없단다. 다만 출고 전 사료를 주지 않기에 배고픈 녀석들이 잡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먹지 않는다는게 관리자의 말, 그래서 외국인 구역은 내국인 구역과 조금 다른게 하나 있는데 낚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관리자분은 내국인쪽은 얼음구멍안에 넣거나 아니면 위 아래로 흔드는게 전부인 반면 외국인들에게는 디테일한 사냥법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실제 그 사냥법대로 해보니 확실히 잘 잡혔다. (위 아래로 흔들지 말고 위로 튕겨 쳐 올리고 찌 무게로 천천히 가라앉게 해야 한다. 또한 미끼가 수중에 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닥에서 살짝 떠 있을 정도로 낮게 깔아주어야 하며 물고기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면 찌를 쳐 올리거나 찌를 빠르게 올려 물고기가 미끼를 물도록 유인, 또는 지느러미에 걸리도록 해야 한다는게 포인트)

 

 

어떤 방송에서는 외국인 구역임에도 낚시가 잘 안된 경우를 본적이 있는데 행사장의 능력차이로 보인다. *^^* 그런 행사장은 외국인/내국인 할 것 없이 다 안 잡힌다. 메이저 겨울축제장은 그래도 외국인은 잘 잡히고 내국인은 오전에 잘 잡힌다. 1시간 이상 투자했는데 물고기가 안 잡힌다면 체험으로만 만족하고 자리를 뜨는게 상책이다. 군고구마통에서 구워 파는 생선을 사먹는게 훨씬 이득이다. 물론 행사장이 그걸 노린 것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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