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투자

영화로 풀어 보는 주식 액면 평가와 본질 가치 평가 - the banker (더 뱅커)

깨알석사 2020. 8. 2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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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생산가, 소비자가

내가 지금 당장 상업용(수익형) 건물을 하나 살려고 한다, 이 건물은 연간 10만 달러의 (1억원) 총 임대 소득을 가지고 있다. 현재 공실률은 8%, 이 건물의 연간 운영비는 1만 2천 달러가 (1천 2백 만원) 들어간다. 여기서 나는 10%의 상한 수익률이 필요로 한다면 이 건물을 매입하려는 경우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얼마지?

내가 지금 당장 주식(증권) 종목 하나를 사려고 한다. 이 주식은 연 3,196원의 주당 순이익을 가지고 있다. 부채 비율은 34%, 액면가는 100원, 주당 순자산은 38,534원, 주가 순자산비율은 1.44, 배당률은 2.55다. (FCF와 DPS는 추후 보정한다) 이 주식을 매입하는데 있어 들어가는 기회 비용과 이자는 연 기준 주당 1천원 내외로 가정한다. 내가 제시할 수 있는 (내가 고려할 수 있는) 주당 가격의 최대치는 얼마지?


부동산과 주식, 이 두 개의 질문에 넉넉히 잡고 각각 10분 안에 답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재테크에 있어서는 노련한 선수라고 인정해도 될 것이다. 부동산을 투자하든 주식에 투자를 하든 채권에 투자를 하든, 일단 기본적으로 본질(액면) 가치를 따지고 들어가 수식으로 투자 물건, 상품에 대해 이해 득실을 따질 수 있다면 당신은 투자가로서의 최소한의 기본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노동으로 벌어 들이는 근로 소득 보다 자본으로 부를 창출하는 사업 소득에 이미 발을 들여 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두 질문을 보고 뭔 소리인지 몰랐다면 너무 낙담하지는 말자, 어렵게 쓰고 어렵게 보였을 뿐, 초등학교 산수 실력만 있으면 사실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수식을 몰라 헷갈리고 풀이 과정을 몰라 이해를 못 할 뿐, 아주 조금만 노력하면 (산수 문제 풀 정도의 노력)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사실 그게 핵심이고 그래야 정상이다. 투자는 원리만 알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고차원적인 수식 풀이도 필요 없다. 더하기와 빼기, 나누기와 곱하기의 사칙연산만 할 수 있음 된다. 그마저도 계산기가 도와주면 30초 안에 풀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문제다.

오늘은 올해 개봉한 영화(드라마) 하나를 가지고 부에 대한 이야기, 자본에 대한 이야기, 투자에 대한 이야기, 액면 가치에 대한 투자 분석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바로 위 질문과 직결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저 문제 자체가 사실 이 영화에서 나온 질문이기도 하다. 부동산 문제만 원래 문제이고 주식 문제는 내가 따로 같은 원리로 넣은 문제인데 주식과 부동산의 계산법에 있어 개념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 같이 출제를 해 봤다.

더 뱅커 (THE BANKER)

애플TV에서 올해 초 개봉한 영화다, 사실상 3명이 핵심 주인공인데 모두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다. 제목부터 돈 이야기가 풀풀 나는데 흑인 두 명이 은행을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큰 줄거리, 정확히 말하면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당시에 돈 많은 흑인 부자가 백인 지역의 은행을 인수한다는 이야기다. 돈 이야기를 주제로 한 영화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영화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돈과 투자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참고로 영화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 이야기, 1960년대 미국 이야기로 꽤 오래된 사건(?)이지만 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투자의 흐름 역시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에서도 거의 그대로 통용된다고 봐도 상관이 없다. 지금 시대에 투자 배경으로 삼고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아래는 더 뱅커 (THE BANKER) 예고편, 분위기가 배경음 덕분에 뭔가 브래드 피트의 오션스 일레븐 같은 느낌이 나지만 드라마 장르에 걸맞게 굉장히 차분하며 관점에 따라서는 그냥 영화를 재미로 보는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별 재미를 못 느낄 소지가 있다. 실제로 투자와 거리를 두거나 투자 개념과 상관 없이 본 사람들은 평가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 뭔가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고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꽤 단조로운 줄거리이기 때문, 은행을 인수하는데 있어 어떤 큰 난관이 있고 그걸 극복하는 것이 큰 포인트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은행 인수는 아주 간단하게 해결되기 때문에 그 자체는 별로 감흥을 주지 못한다. 정작 문제는 인수한 은행에서 다른 문제로 일이 꼬여서 그렇지 결말도 반전 같은 건 없고 그냥 평범하기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서 이 영화가 더 크게 와 닿는 건 없다. 단지 이걸 투자자 마인드로 투자 공부 차원에서 본다면 나름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먼저 간단하게 줄거리를 정리하면 주인공(흑인)은 어릴 때부터 돈에 관심이 많았다, 은행 앞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흑인도 노동이 아닌 자본으로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으며 "돈"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그 동네 상권에서는 성공한 삶을 가진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고향에서는 부를 더 늘리기에는 제한적이다. 그래서 그는 큰 동네로 새로 떠나고 그 지역에서 투자를 이어가기로 결정한다. 

주인공이 부를 창출하고 증가 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동산을 적정가에 사고 거기서 다시 리모델을 통해 적정한 임대료를 책정한 뒤 다른 부동산과 차별해 부가 수익을 창출 하는 것, 우리가 요즘 가장 많이 이슈로 접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와 똑같다. 흔히 말하는 조물주 위의 건물주가 바로 이 사람이 택한 부자 되는 방법이다. 세입자를 둘 수 있는 여러 채의 집을 사서 "임대사업자"로 돈을 버는 것이 바로 이 사람이 돈을 굴리는 방법.

다만 특정 일이 꼬이면서 은행 대출에 문제가 생겼고 그 때 자신을 무시하는 은행을 보고 건물주 마인드 답게 은행이 입주한 건물을 매입하려는 포부를 갖게 된다. 자신이 은행이 입주한 건물의 건물주가 되면 더 이상 흑인이라고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돈 많은 다른 흑인과 동업 관계를 맺고 과감하게 은행 건물 인수 작전을 벌인다. 이 때 인종 차별이 여전히 심한 것이 걸림돌이 된다. 상대 건물주에게 돈을 넉넉히 준다고 해도 매수자가 흑인이라는 걸 알면 안 팔려고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 (주거 부동산과 달리 이 건물은 지역 랜드마크 고층 빌딩) 그래서 두 흑인 투자자를 대신할 백인 친구가 필요하게 되는데 허수아비, 바지 사장으로 그들 대신 건물주 역할을 백인 노동자를 구하게 되면서 세 사람의 조합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때는 은행이 아닌 은행이 입주한 건물을 인수하지만 나중에 고향에 돌아가서는 진짜 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정작 거기서 문제가 터지고 결말도 그 은행 문제가 핵심이지만)

영화 자체는 일반인 입장에서도 색다르게 볼 소재가 꽤 많다. 일단 흔히 잡는 구도 자체가 역발상, 보통은 백인과 흑인이 나오고 그 백인과 흑인의 인종 차별이 꽤 심한 배경인 경우 주인은 백인, 하인은 흑인, 자본가는 백인, 노동자는 흑인으로 비춰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 영화는 반대다. 흑인이 부자이고 흑인이 자본가로 나온다. 두 흑인과 함께 파트너이자 하수인이 되는 쪽이 오히려 백인, 심지어 그 백인은 노동자 출신으로 이들이 타고 다니는 차를 부러워 한다. 백인 친구는 흑인에게서 골프를 새로 배우고 상류층의 문화를 새로 배우고 매너도 새로 배운다. 다른 부자 백인처럼 행동하고 다른 부자 백인처럼 보이기 위해 두 흑인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흑인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집주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흑인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역 사업체를 백인과 동등하게 운영할 수 없는 시대가 고스란히 나온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모든 투자 활동에 제한이 걸리는데 일반적인 자본가의 이야기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면서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다른 투자 영화, 돈을 다룬 영화와 완전 색다른 감정을 준다. 남편이 인수한 은행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아내(은행 오너 사모님이지만 흑인), 그 남편이 하수인으로 데리고 있는 백인 직원은 해당 은행 은행장, 그 두 사람이 은행에서 근무 중 만나 대화 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역설적 백미 중 하나.

일반적인 영화 리뷰로 접근해도 노동자와 자본가, 투자자와 투기꾼, 백인과 흑인, 인종차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영화인데 아이러니하게 이 영화는 그 위치가 보통의 경우와 다르게 반대로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 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것도 이 영화가 가진 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현재도 미국 사회에서 인종 차별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사회적 이슈로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니 말이다. 단 확실히 달라지고 다른 것이 있다면 과거와 달리 지금은 돈 많은 흑인의 경우 인종 차별과는 무관한 것이 큰 차이. 그래서 오히려 요즘 사회에서 이 영화 소재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가치 투자는 가치(본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평가해서 본질을 알아 보는 것

영화는 부동산이 주 내용으로 우리나라가 현재 겪고 있는 집과 관련한 투자 부분과 많은 부분이 교차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욕을 먹고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는 것이 바로 부동산 정책인데 정부가 지적하는 부동산 투기 형태가 사실 영화 속 주인공의 돈 벌이 수단과 거의 같다. 무엇보다 부동산을 대상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완전 같고 거기에 여러 채의 집을 사들여 전문 임대 사업자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 현재 우리나라 주택 정책에서 지적하는 문제와 거의 똑같이 맞물린다. 우리나라 집값 문제와 부동산 투기의 주범이 소수가 여러 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우리나라는 최근 임대 사업자에 대한 여러가지 혜택을 축소하고 제한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화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레버리지 투자까지 완전 판박이다. 다시 말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세입자에게서 임대료를 받는 것이다. 주인공이 여러 채를 소유할 수 있던 가장 큰 배경과 든든한 버팀목은 바로 은행 대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고 세입자의 전세금이나 월세로 은행 이자를 부담하는 것과 동일하게 영화 주인공도 여러 세입자에게 받는 월 임대료로 은행 빚을 갚으면서 부를 키우는 케이스다. 

영화 속 주인공은 투기꾼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명한 투자자로 보일 뿐이고 그가 하는 방식도 꽤 멋지게 그려진다. 그를 보고 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후반에 가서는 사회적 역할까지 하는 캐릭터로 더 멋지게 그려지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가 하는 소득 창출은 부동산 투자, 우리나라 정부 입장에서는 투기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주인공은 분명 가치 투자를 하고 있다. 그것도 정석대로 하고 있다. 그가 하는 부동산 투자 계산법은 현재도 어느 정도 통용되며 빌딩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는 그가 쓰는 계산법이 여전히 쓰인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대상으로 임대 사업을 하다 나중에는 빌딩으로 확대를 한다는 차이는 있지만 수익형 부동산을 매수 매도 하는 경우 주인공처럼 계산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역세권이나 숲세권이니 교육 환경까지 추가되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기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를 보면 Cap Rate, NOI, ROI 등과 같은 투자 용어가 나온다. 수익을 계산하는 일종의 수식이다. 주식 세계에서도 똑같이 수익 계산에 도움이 되는 수식이 있는데 많이 알려진 것이 EPS, PBR, PER, BPS 등이 있다. 서로 다른 세계의 다른 용어 같지만 알고 보면 사실 같다. 처음 문제로 낸 두 질문도 그래서 사실 부동산과 주식이라는 카테고리만 다르게 했을 뿐 같은 맥락의 문제다. 수익 계산에 있어 접근법이 같다는 뜻이다.

영화에서 흑인 투자자는 하수인 역할을 해 줄 백인 친구에게 투자 기법과 계산법을 알려준다. 칠판을 보면 Cap Rate 라는 문구가 나오는 걸 알 수 있는데 (Capitalization rate) 하단에 역시 NOI 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주식으로 따지면 PER과 PBR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원리가 같다) 거기서 나온 것이 바로 적정 가격, 주식에서는 해당 종목의 적정 주가가 된다.

영화에도 똑같은 대사가 나오지만 건물을 평가하는 가장 고전적이고 오래된 가격 평가 방법은 NOI 계산이다. (Net Operating Income)그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해당 건물 가격을 모두 갚는데 걸리는 기간을(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빌딩이 있고 그 빌딩의 매물 가격이 10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그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는 월 8백만원 정도, 1년이면 약 1억원이라고 가정을 치자. 그렇다면 어렵게 계산할 것도 없이 1년 동안 나오는 임대 수익이 1억이니 10년이면 건물가와 상충하게 된다. 즉 계산 상으로는 일단 10년 동안 임대료를 꼬박 꼬박 받으면 그 임대료 만으로 건물 값을 뽑는다는 뜻이다. 이것이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것이 이런 수익형 부동산은 (빌딩, 오피스텔 등) 건물 가치에 자본화가 가능한 수단을 추가할 수 밖에 없다. 

보통은 부동산의 핵심 자본이 토지 가격과 건축물 가격이 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전부지만 수익형의 경우는 건축물 가격과 토지 가격 말고도 수익으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매월 발생하는 임대료! (우리나라는 이걸 주거 주택에서 본전 뽑으려고 해서 문제지만) 이 경우 이 건물의 투자 자본이 모두 환원 되는 경우는 10년이 되고 이 때 Cap rate은 10%가 된다. (10년이라 10%가 아님) Cap rate는 수익형 부동산에서 부동산 매물 가격 대비 순 임대 소득을 환산한 일종의 자본화 수익률로 이해하면 된다. 

보통은 수익형 부동산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주거용 일반 주택에는 이 방식을 쓰지 않는데 한번 일반 주택에도 대입을 해보자 (실제 이렇게 적용은 하지 않지만 원리를 위해 계산만 해본다) 일반 거주용 주택, 아파트를 예를 들어 5억원 짜리 아파트가 하나 있다고 치자, 여기서 매월 100만원 정도 집세가 나오는데 일 년이면 1천 2백만원 정도가 된다. 세금이나 관리비용은 일단 제외하자. 그렇다면 여기서 나오는 월세, 임대료로 이 집 값을 뽑는 기간은 약 42년이 된다. (42년 임대 총 수익 5억 400만원) 주인공처럼 전문 임대 사업자가 아닌 이상 외국에서 주거 주택은 수익형이 될 수 없다는 전제가 대부분 깔리기 때문에 단순 대입은 맞지 않지만 일단 기간만 따지고 보면 이 건물(주택)의 경우 매수한 집 값이 높았거나 임대료가 낮거나 둘 중 하나로 결론이 난다. 둘 중 하나라도 수정하지 않으면 42년을 기다려야 비용 회수가 일단 가능하다. 일반적인 주거용은 집값 자체가 올라야 돈이 되지 임대 수익은 별 의미가 없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은 건물가 상승 보다는 임대료 수입이 핵심, 그게 대부분의 수익 실체이고 그게 투자 수익률을 가른다. 

이를 자본화 비율이라고 하는데 (대사에도 교육 장면 중 똑같이 설명해 줌) 투자 관련에서 자주 나오는 용어로 부동산에서 나오는 다양한 수익과 (임대료) 연동해 현재 가치를(건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현재도 쓰인다. 뉴스에서 종종 연예인이 30억원 짜리 빌딩이나 100억 짜리 빌딩, 300억 짜리 빌딩을 매입했다는 연예계 뉴스가 부동산 뉴스와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이처럼 수익형 부동산에서는 이 방식이 기본적으로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정리하면 일반 주택과 같은 부동산은 토지와 건축물 값이 전부이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그 외 임대료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 평가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임대료가 발생하는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토지 + 건축물 가격 외 추가로 들어오는 수익(자본)이 있기 때문인데 임대료는 향후 발생하는 미래의 자본이기 때문에 이걸 자본화 하여 하나의 자본 형태로 계산하는 것이 현재 본질 가치의 척도가 된다. 매월 발생하는 임대료 부분을 빼고 토지와 건축물 가격만 갖고 가치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연간 총 소득 = 연간 총 임대료 - 공실 비용 + 부동산 보유 관련 세금과 관리비

Net Operating Income(NOI) = 부동산 연간 총 소득 - 금융 비용과 기타 지출액

Cap rate = NOI ÷ 건물 가격 

Cash Flow = NOI - 부채 비율

다시 영화 속 칠판으로 돌아가 보면

건물 가격 = 총 임대료 X M값 (M은 기간) 

건물 가격 = 총 임대료 X M값 X M/1 (M/1은 10%, 첫 번째 질문 속 문제처럼 상정한 상한 수익률)

여기서 총 임대료 수익에서는 공실에 대한 비용 손실분과 관리비, 세금을 빼야 한다. 거기에 은행 대출을 받아 금융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 역시 그 부분도 총 임대료에서 공제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금액이 바로 Net Operating Income(NOI)다. 이 NOI를 건물 현재 가격으로 나누면 Cap Rate, 자본환원비율이다. 이를 가지고 NOI를 Cap Rate로 나누면 매각가를 (매수가) 어느 정도 예상해 뽑을 수 있다. 

첫 번째 문제를 이제 한 번 풀어보자, 영화에서 흑인 주인공이 백인 주인공에게 그동안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골프 배우는 그에게 기습적으로 이 질문을 던진다. 칠판도 수첩도 없다, 골프장 한 가운데서 그는 암기로 계산해 결과를 내야 한다. 이 글의 첫 머리에 나온 그 질문이다. (사실 우린 암기로 풀 이유는 없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재미를 위한 것일 뿐 계산은 계산기나 수식으로 직접 풀어야 한다. 실제 돈이 오가는 투자의 경우는 더욱 더)

내가 지금 당장 상업용(수익형) 건물을 하나 살려고 한다, 이 건물은 연간 10만 달러의 (1억원) 총 임대 소득을 가지고 있다. 현재 공실률은 8%, 이 건물의 연간 운영비는 1만 2천 달러가 (1천 2백 만원) 들어간다. 여기서 나는 10%의 상한 수익률이 필요로 한다면 이 건물을 매입하려는 경우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얼마지?

연간 총 임대 소득이 10만 달러 (우리 돈 1억원), 공실 비율은 8%다. 공실 비율에 따른 비용 계산은 간단하다. 총 임대 수익 (가능 수익)에서 그 만큼 빼주면 된다. 공실 없이 전체 임대가 되었다고 가정 했을 때가 10만 달러이니 그 값의 8%는 8천 달러가 된다. 퍼센트 계산이 어렵다면 노가다 대입으로 얼마든지 풀 수 있는데 10만 달러의 10%는 1만 달러, 1%는 1천 달러가 되기 때문에 8%는 8천 달러라는 것이 암산으로도 쉽게 풀이가 된다. 여기에 연간 운영비로 1만 2천 달러가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니까 비용으로 지출 되는 것이 공실 비에 따른 손해 감수비 8천 달러와 운영비 1만 2천 달러, 총합이 2만 달러 지출이 생긴다. 10만 달러는 총 임대 소득이지 순 소득이 아님을 명시 (NOI 값은 순 소득)

공실비와 운영비를 뺀 실제 총 임대 소득이 바로 NOI, 임대 순 소득이 된다. 10만 달러에서 2만 달러가 빠지니 실제 연간 들어오는 임대 수익은 8만 달러, 여기서 나는 10% 상한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했음으로 위 M값 구하기를 그대로 적용하면 답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건물 매입을 위한 최대 제시 가능 가격 구하기 = 

총 임대 소득 10만 달러 - 공실비(8천 달러) - 연간 운영비(1만 2천 달러) = 순 임대 소득 8만 달러 (NOI)

부동산 연간 총 소득 = 연간 총 임대료 - 공실 비용 + 부동산 보유 관련 세금과 관리비

Net Operating Income(NOI) = 부동산 연간 총 소득 - 금융 비용과 기타 지출액

Cap rate = NOI ÷ 건물 가격 

Cash Flow = NOI - 부채 비율

여기서 Cap rate 값은 NOI ÷ 건물 가격이라 했고 우리는 Cap Rate가 수익률을 나타낸다는 걸 배웠다. 순 임대 소득에서 건물 가격을 나누면 나오는 값이 수익률인데 문제에서 주인공은 최대 상한 수익률로 10% 본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 자체에서 이미 우리는 계산할 것도 없이 그냥 Cap Rate가 10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걸 정리하면 아래가 된다.

10 (%) = 8 (만 달러) ÷ X값 (=건물 매입 제시 가격) 

10 = 8 ÷ X이니 X값은 80. 즉 주인공이 해당 건물을 매입하는데 제시할 수 있는 적정 희망가는 80만 달러다. 이보다 건물 매입가가 높아지면 수익률이 낮아지고 그 만큼 M(기간)이 길어진다. 반대로 80만 달러보다 적게 사면 수익률은 예상보다 더 높게 잡히고 M(기간)은 줄어들어 든다. 실제에서는 이것만 갖고 건물을 사고 파는데 기준을 잡지는 않고 이 값을 가지고 이웃한 빌딩이나 혹은 비슷한 매물과 비교하여 Cap Rate 값이 적절한가 보고 판단하는 것이 보통, 

PER과 NOI

이렇게 풀어도 뭔가 알쏭달쏭하고 애매하게 느낄 수 있다. 직접 풀어 보고 경험하고 느낀 것이 아니라 일단은 본인이 아닌 내가 적은 걸 보고 그냥 읽고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 하지만 주식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혹은 눈치가 빠른 주식 투자자라면 이게 바로 주식 시장에서 쓰이는 PER과 같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저건 PER과 계산법이 똑같네 하고 생각했거나 이 글을 보면서 PER과 다르지 않네 생각했다면 당신은 일단 어디 가서 주식 이야기 좀 해도 된다고 봐도 된다. 머리 속에서 가치 평가하는 법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다는 뜻이 되고 그걸 바탕으로 분석한다는 뜻이니 주가가 힘을 못 받아서 주가 차익은 당장 못 볼 지라도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문제의 답은 약 5만 6천원이다. 실제 문제 속에 나오는 수치는 실제로 존재하는 주식 회사의 종목 수치이며 누구나 다 아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각종 수치다. 문제에서는 상한 수익률이 배당 수익률로 (2.55%) 대치 되기 때문에 대략 이 가격이 나온다. 참고로 5만 6천원은 삼성전자의 2020년 8월 26일 작성일 기준 현재 주가와 같다. (정확히는 5만 5천 6백원)

삼성전자의 현재 EPS 값은 3,196원, PER은 17.40이다. EPS값 3,196원에 PER값 17.40을 곱하면 55,610이라는 값이 나온다, 오늘 삼성전자의 현 주가와 딱 맞게 떨어진다. PER은 영화 속 M값과 같다. 즉 주당 영업 이익만 갖고 약 17년을 기다리면 1주 값이 된다. PBR은 1.44로 초저평가는 아니어도 이 정도면 저평가에 머문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사도 싸다는 뜻이다. 물론 미래 가치와 사업성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대체로 PBR이 0.5 아래면 저평가 중에서도 저평가로 여겨 순자산보다 주가가 싸다고 본다. 대부분 가치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매집하려고 하는 종목들, 흔히 고우량 저평가 주식으로 불리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그냥 저평가와 고우량, 초우량 저평가는 완전 다르다는 건 알자) 

주식은 부동산과 달리 관점도 약간 다르고 평가 방식도 달라 분석하는 것이 차이는 있지만 PBR이 1.5 아래라면 저평가가 맞다. 삼성전자가 1.44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는 셈

NOI는 부동산 가치 평가에서 현재 자산 가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수입을 자본화 하여 그걸 수치화 한 것이 핵심이다. 물론 이것이 만능 지표는 되지 못하고 참고 수준으로 봐야 하지만 주식도 순 자산만 보고 판단해서 안되는 것은 공통점, 즉 미래 가치와 수익성 (사업성) 역시 주가에 포함될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이 적게 나오거나 낮게 나온다면 액면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 받지 못한다는 뜻이 되니 반대로 이제 투자하는 사람에게는 큰 기회인 셈,

주식 종목을 웬만큼 다 들여다 보고 지표를 찾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에는 정말 좋은 주식들이 많이 있다. 급등주, 잡주, 유행주를 찾을 필요 없이 정말 주린이 딱지 떼지 않고 안정적으로 굴릴 만한 투자 대상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실적을 낸 회사들이 많은데 돈이 없어서 못 사지 돈만 있으면 묶어 두고 유산으로 삼고 싶은 종목이 꽤 있다. (하나금융 등의 전통 금융주는 물론 SKT 등 우리나라 대표 통신 3사도 마찬가지) 우리나라 우량주들이 현재 역설적으로 대부분 PBR이 1 미만이라는 건 정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신이 주신 기회, 거기에 부채 비율은 낮고 (300% 미만이면 OK), BPS값과 EPS값이 매년 증가하면서 현금DPS(배당금)는 전년 대비 인상해 꼬박 꼬박 주는 경우라면, 여기에 ROE와 ROA가 두 자리 혹은 높은 한 자리 수로 꾸준히 기록되고 있다면 주식을 안 살 이유가 없다. 정작 이런 게 널리고 깔리고 사방에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습.

특히 최근에는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라면서 우리나라 대표 포털사들이 큰 성장을 하고 있는데 실제 수치(성적)는 보고 사는지 묻고 싶다. 수익형 부동산이나 증권 주식이나 실제 돈을 벌고 돈이 들어오는지를 봐야 하는데 적정 주가, 적정 매물가를 모르니 이게 비싼 건지 싼 건지를 모른다는 것이 큰 문제. 물론 일회성, 혹은 단기성(단발성)으로 재무제표가 못난이가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무제표는 3년치를 같이 보면서 성장성과 향후 사업 소득성을 봐야 하기 때문에 그건 사실 핑계 거리가 될 수 없다. 장사는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돈이 통장에 찍혀서 현금 유보와 사업 투자 결과를 수치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 맞다.


더 뱅커의 주인공이 딱 그걸 증명한다. 그 수치로만 움직이고 그 수치에서만 매물을 찾는다. 절대 욕심을 내지 않는다. 겉만 보면 레버리지 투자를 하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거주 목적이 아닌 수익 수단으로 부동산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투기꾼으로 보일 소지가 분명 있지만 영화를 보면 정말로 투기와 거리가 멀다. 레버리지를 일으켜도 정당한 사유와 명분이 있어야 하고 그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석 투자에 근거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부동산을 살 때 복잡한 계산을 해가며 건물 가치 평가를 해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또 주식 시장에서도 종목 하나를 살 때도 복잡한 계산을 일일이 확인해 가며 그것이 정확하게 잘 표기되어 있는지, 주가는 적정한지 분석하는 사람이 과연 몇 이나 될까, 적은 돈도 아니고 큰 돈을 직접 투자하는 마당에 스스로 분석 능력을 갖출 생각은 안하고 그냥 사 놓고 로또 당첨 마냥 잘 풀리기를 기도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부동산은 물론 나는 주식 투자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 기본으로 돌아가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삼성전자 주가는 1주에 55,600원이다. SK하이닉스는 79,100원, LG전자는 86,200원이다. 분석의 끝은 해당 종목만 파고 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려고 하는 투자 종목의 이웃 경쟁사, 같은 동종 업계와 맞춰 성장을 하고 있는지, 값은 제대로 평가 받고 있는지 보는 것이다. 투자 경험과 경력이 전무한, 혹은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주린이들은 주가만 보고 이 가격이 싼지 비싼지 잘 모른다, 이 마저도 10만원이 있다면 저 세 종목 중 어떤 걸 사겠냐고 했을 때 그냥 뉴스에 나온 사업성이나 성장성을 보고 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주식쟁이라면 최소한 세 종목을 갖고 어떤 건 비싸고 어떤 건 싸고 어떤 건 적정한지에 대해 논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그 논리에는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수치로 증명되는, 계산으로 증명되는 투자의 당위성 말이다. 비싼 주식은 액면 분할을 통해 얼마든지 가격을 바꿀 수 있다. (삼성전자가 얼마 전까지 2백 50만원대였다) 이건 다른 말로 주식을 많이 찍으면 결과가 같아진다. 결국 우리나라에만 아직 존재하는 "액면가"도 현재는 따져 봐야 한다. 참고로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1주 액면가가 5천원, 삼성전자는 100원이다. 물론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종목 분석 수치는 액면가 환산에 맞춰 구분이 잘 되어 있다. 액면가가 낮으면 낮은 비율 만큼 조정하고 높으면 높은 만큼 수치 비율도 조정 되기 때문에 액면가로 인해 다르게 평가 받는 건 없다. 단 다른 종목과 비교 할 때 "주가" 만큼은 같은 선상에서 보면 "절대" 안된다. 

혹여 이제라도 본인 스스로 나는 적정 주가를 분석하고 볼 줄 아는가 의심한다면 이번 기회에 공부를 새롭게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마지막으로 퀴즈 하나 내고 마무리 한다. PBR만 갖고 따졌을 때 SK하이닉스 1.1, LG전자 1, 삼성전자 1.4다. 낮으면 그만큼 저평가이고 그만큼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여기에 최대 기대 수익률과의 괴리를 보면 SK하이닉스 0.3, LG전자 0.3, 삼성전자 0.4다. 주당 최대 수익률 대비 30%와 4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보다 무려 60~70% 더 올라도 비싼 게 아니라는 뜻이다. 다른 여러 분석 수치를 서로 비교해도 사실 세 회사는 재무 수치만 갖고 큰 차이가 없다. 셋 중 뭘 골라도 비슷하다는 뜻이다. 다만 이 영화에서 M값을 구하는 공식이 교육 중 첫 시작점으로 나오는데 주식 시장에서도 분명 부동산 세계의 NOI를 구하는 과정에서의 M값이 존재한다고 위에 설명했다. 

영화 속 주인공은 M값을 구한 뒤 다른 매물과의 상대 평가에서 그 M값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그려진다. 사실 이론적으로 따져도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다. 그 M값과 동일한 기준의 주식 지표를 세 회사에서 찾아 보면 셋이 비슷해 보여도 뭔가 다름이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결국 세 회사 중에서도 더 싸거나 더 저평가 되거나 살만한 매리트, 매력이 충만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 참고로 배당 쪽은 아니다. 그걸 찾는다면 이 숙제를 푼 댓가로 좋은 결실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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