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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동파 해결 - 나만의 언 수도 녹이기(해빙) 특급 작전 / 진돗개 1호 발령

깨알석사 2016. 1.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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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동파

영하의 날씨가 어째니 엄청난 한파가 어쩌니 해도 잘 얼지 않는 우리 집 수도관.. 근데 이번엔 달랐다.. 얼었다 ㅡ.,ㅡ;; 지난 금요일 아침에 물이 안 나왔다. 밖은 엄청 추웠다. 어지간하면 얼지 않았는데 이번 한파가 대단했는지 동네가 난리다. 아침부터 무슨 공사판 소음처럼 사람들 시끌시끌, 무슨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종종 들리는데 옆집, 윗집, 건넛집 모두 설비 아저씨들이 총 출동해서 언 수도를 녹이고 있었다. 설비 업자분들 완전 대목~

한참 수리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와서는 우리 집도 되냐고 묻는다. 설비 아저씨는 일이 너무 밀려서 오늘은 아예 곤란하고 내일 오후에나 전화 한번 달라고 한다..ㅎㅎㅎ 이런 전쟁터가 따로 없다.

내가 사는 곳은 빌라단지, 요즘 같은 신축빌라의 단독형태가 아니라 담이 있는 단지형태로 빌라가 아파트 단지처럼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대략 12동이 있는 것 같은데 강남 같은 데는 이런 빌라단지가 최고급이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너무나도 평범한 오래된 빌라촌일 뿐 ㅡ..ㅡ

창문 너머, 일이 밀려서 오늘 안된다 하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창문 너머 들리길 기본 15만 원에 추가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한다.

아저씨들이 한 5팀 정도 따로 오신 듯한데 어떤 분은 20만, 어떤 분은 15만, 어떤 분은 25만까지도 가는 것 같다. 가격 차이가 나서 싸다고 싼 분한테 맡길 상황이 아니라는 건 알 거다. 값이 어찌 되었든 언 수도를 녹여줄 설비업자분들 섭외하는 것 자체가 난제인 상황.

난 고민을 했다. 

드라이기를 써봐? 열선으로 쓸만한 게 없을까? 아니지 일단 수도계량기 자체가 동파면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서 잠깐. 상식하나 알아두자

수도계량기는 사용기간 만료, 노후 시에는 무상교체다, 수도사업소에 전화하면 교체해 준다. 동파는 사용자의 과실이 일부 있지만 (관리만 잘하면 안 언다. 물 살짝 틀어놓는 것도 관리 요령) 자연재해의 경우에도 무상교체다.

동파는 자연재해인가? 영하의 급 한파로 인해 우리 집뿐만 아니라 뉴스에도 수도 동파 뉴스가 팍팍 나와주면 그건 자연재해다. 이미 수도사업소 전화가 불똥이 튈 거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 수도 동파되어 계량기 터지면 무상교체다. 알아두자

여기서 또 잠깐! (내가 누구냐? 깨알박사 아니던가.. 잡다한 상식의 선구자 ㅋ)

수도계량기 터졌는지 어떻게 구분하냐? 일단 내부 속사정은 알 길이 없다. 다만 수도계량기 눈금 돌아가는 유리판을 보자. 유리판이 작살나서 깨졌으면 계량기 터진 거다. 계량기 안까지 다 얼어서 그건 수도계량기부터 교체하고 수도를 녹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언 수도부터 녹이면 물폭탄 된다. 

유리판 멀쩡하고 수도계량기 주변에 물 터진 거 없다면 (유리판만 보면 사실상 거의 답 나온다. 동파되면 동그란 계기판도 작살나게 되어 있다) 계량기는 오케이, 계량기 다음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내부관만 얼었다고 보면 된다. 물론 그거 녹이는 게 정말 어렵다.

잔머리 굴려보자. (남자란 자고로 건축 설비에 대한 기본 지식은 갖는게 좋다, 은근 여자들이 좋아한다 ^^) 일단 원래 아저씨들이 쓰는 게 스팀기다. 뜨거운 스팀기로 수도관 안을 녹여주는데 커피포트를 이용할까 압력밥솥을 이용할까 고민 좀 했다. 스팀이 나오는 것은 다 떠올려 봤는데 문제는 연결라인. 커피포트 주둥이를 잘 메꿔서 해빙기 호스를 구하거나 아니면 열에 녹지 않을 정도로 버틸만한 빨대 크기의 호스를 구해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 않다.

커피포트 주둥이를 수도관 입구에 대놓고 있을 수도 없다. 설령 수도관 안으로 스팀을 넣어서 녹는다고 해도 물이 터져 나오면 전기합선 위험도 있다. 수도계량기를 잠그면 된다지만 지금 언 상태라서 수도계량기 꼭지를 만지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일단 완전 열린 상태에서 수도꼭지 아래가 얼었다면 억지로 닫을 경우 고무패킹이라도 찢어지면 물 샌다... 수도계량기는 멀쩡해도 수도계량기 꼭지에서 물 새면 이것도 일이 더 커진다.

결국 난 수도계량기를 열어두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우리 집 수압이 그렇게 쎄지 않으면 물이 나와도 심각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분명 녹으면서 물이 나올 때면 뭔가 징후가 포착될 것이다. 쉬~ 오줌 싸는 소리가 난다거나 빠지직하면서 얼음 깨지는 등... 뭔가 공구로 열어 둔 화장실 수도관에서 물소리가 날 것이니 그때 잽싸게 막으면 되는데....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도 무리.. 물이 한번 나오면 계량기를 잠그는 게 좋은데 자칫 잘못하면 물난리가 날 수도 있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것과 열린 수도관 쌩으로 나오는 건 수압이 다를 수 있는 법... 스팀이 좋긴 한데 마땅한 게 없다. 전자레인지에 물수건을 뜨겁게 해서 수도관 위에 올려놓으라는 팁도 있지만 (가능은 하다. 수도사업소에서도 추천하더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게 함정..

음... 또 생각 또 생각...(옵하, 우리 집 수도관 얼었어 어뜨카지? 서로의 호감으로 썸의 정점에 오른 "예쁜" 여자사람에게서도 도움의 문자가 온다, 멋지게 출동해 시원하게 빵! 뚫어주면 좋겠지만 지금은 내 코가 석자, 오히려 어설프게 대응하면 입지가 곤란해지니... 못 간다고는 차마 못하고 좀만 기둘려~~라고 일단 태연스럽게 답장을 보낸다, PC가 고장 났을 때 멋지게 등장해 뚝딱뚝딱 고쳐주는 남자들도 있지만 대체로 그것보다는 집에서 아빠나 남편이 해줄 수 있는 영역을 대신해 줄 때 여자들이 좀 좋아하는 것 같다, 실제로 보면 PC 같은 건 남사친이 주로 고쳐주고 집에 전등이나 변기, 수도, 등은 남친이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맥락처럼 보여도 은근 다르다. 역시 남편이나 아빠가 하던 역할은 따로 있는 듯)

어찌 되었든 다시 수도 이야기로 돌아와 수도계량기가 지면에 매립된 게 있고 아파트의 경우 복도 벽면에 있는데 우리 집은 매립형... 그 안에 뭔가 따뜻한 난로라도 집어 놔야 하나 고민했는데 보호제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도 있고 자칫 수도계량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이것도 난감하다.

그러다 떠오른 완전 대박 아이디어!

얼마 전에 방시팝에서 장동민이 옥상에 갇혔을 때 고체 연료로 뽑기를 만들다가 난로 겸용까지 보여줬던 장면이 떠올랐다. 물론 우리 집에 고체 연료 따위 있을 리가 없지. 하지만 어머니의 고상한 취미로 우리 집에는 정말 아기자기한 작고 귀엽고 깜찍한 양초들이 많다.

난 진열장에서 아주 작은 앵두와 미니사과 양초를 꺼냈다. 이걸 수도계량기 내부에 넣어주면 따뜻하겠지~ 그런데 또 고민 ㅠ.ㅠ..... 불이 날 큰 이유는 없지만 추운 밖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고 따뜻한 온기가 지속되려면 계량기 위의 파란 뚜껑도 닫아주어야 하는데 왠지 불길한 예감이 스민다...(난 역시 아는 건 많은데 소심하다...)

이런 개초딩 같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토요일이 되었다.. 물도 없고 정수기도 끊겼다. 집안의 물은 씨가 말라간다. ㅜ.ㅜ 편의점에 가서 평소에 절대 돈 주고 안 사 먹는 생수를 두 통이나 샀다... 물이 없으니 쌀이 있어도 밥을 못 해 먹는다... 젠장, 이런 말도 안 되는 개고생을 하다가 또 하루가 지나 일요일이 되었다... 썅... 설비 아저씨는 여전히 바쁘고 우리 동네는 3일째 한파다...

그래 뭐라도 하자! 

그렇게 난 여러 가지 상황의 수를 하나하나 적어가면 설계를 했다. 헤어드라이기부터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압력밥솥. 냄비, 소형 난로, 열기와 열풍이 생길 수 있는 건 다 모았다. 그리고 거기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건!!!!!

양초............ㅡ..ㅡ.....(나 모 한 거니...)

화재 위험성을 고려해 앵두 크기의 동그란 녀석을 골랐다. 불을 켜고 손을 위로 대어보니.......... 헉... 겁나 뜨겁다. 예상보다 촛불 위 온도가 꽤 높다. 한 뼘 이상 거리를 두었는데도 촛불 위에는 꽤 높은 온도가 나왔다.

난 이걸 화장실 세면대로 갔다. 공구도 하나 없이...(왜? 결정적으로 양초를 택한 건 사실 집에 있어야 할 공구통이 안보였다.. 드라이버 하나 찾음 ㅠ) 어차피 수도 녹인다고 배관 열지도 못한다. 그런데 양초를 택한 건 세면대의 수도꼭지 아래 이 양초를 놓기 위해서다..(이런 미친 ㅋㅋㅋㅋ)

세면대 수도꼭지를 열어젖힌다. 역시 물이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그 아래 뽁 누르면 숨어 들어가고 다시 뽁 누르면 튀어나오는 동그란 배수구 위에 아주 귀여운 사과 모양의 양초를 올린다. 그런데 구찌가 안 맞는다. 수도꼭지와 배수구가 일자가 아니다.. 각이 안 나옴.. 배수구를 뾱~ 눌러 튀어나오게 하고 약간 걸치게 해서 뒤로 빼니 정확하게 촛불의 불꽃이 수도꼭지 안쪽을 향한다.

촛불을 켰다....

그리고 수도꼭지에 새끼손가락을 대어봤다. 정확히 내 새끼손가락 마지막 마디만 뜨거움이 느껴졌다. 정확한 포인트로 열기가 온다는 뜻이다.

작전시간은 아무리 추워도 해가 떠 있는 오후 1시.. 그나마 좀 1도라도 풀린 날씨에 해야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개구라 같은 발상이다. 수도관의 열기 보호를 위해 모든 수도꼭지를 잠그고 세면대 꼭지만 열었다. 촛불의 열기가 들어가라고...(ㅋㅋㅋ 촛불도 자두만 한 녀석가지고..)

그렇게 난 쇼를 했다.

그리고 정확히 1시간 후........

설사똥 소리마냥 화장실에서 푸푸푹~ 소리가 들린다. 정말 난 설사똥 싸는 소리인 줄 알았다.

파파팍~ 파파팍~ 하더니 헉... 물이 나온다. 세면대에 배수구가 열려 있으니 넘치지는 않았는데 그 작은 나의 사과 양초가 둥둥 떠 있다. 물론 불 꺼진 채로 ㅋㅋㅋㅋㅋㅋ

집안의 모든 꼭지를 열어본다. 물 잘 나온다. 대박이다... 내가 2시간에 걸쳐 바닥에 누워 천장을 보며 생각한 것이 현실이 되었다. 촛불의 열기가 생각보다 뜨겁다는 것을 확인하고 난 수도꼭지 아래 두면 분명 그 열기가 수도관을 타고 들어가서 수도관 내부를 따뜻하게 데워줄 거라 믿었다. 대략 양초 3개는 써야 하지 않나 했고 설령 오늘 안 돼도 이틀 정도는 해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옆집, 윗집 설비 아저씨들 난리인데 이게 먹힐까 하는 마음이 분명 있었지만 1시간 만에 완전 대성공... 밀린 똥을 누고 쌀부터 씻었다 ㅠ.ㅠ.......... 이제..... 이 닦아야지 ㅋㅋ

- PS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은 따라 하지 마라.. 미친놈 소리 듣는다. 어르신들은 설비 전문가가 하는 게 아무래도 낫다고 보기에 야매식을 원치 않지만 사실 야매는 아니고 설비업자분들이 하는 방법과 같은 원리라서 물론 확실한 자신감이 있다면 해도 좋다, (솔직히 해보니까 어떤 수단보다 낫다, 설비업자가 스팀기를 쓰는 것과 사실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 뜨거운 증기를 관에 유입시키는 것이나 뜨거운 공기를 관에 유입시키는 것이나 같은 원리, 다만 수증기를 빠르게 인위적으로 넣느냐, 뜨거운 공기를 자연스럽게 넣느냐의 차이라서 속도가 매우 다르다, 스팀은 10~30분 이내면 확실히 효과를 보지만 양초는 1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생각보다 양초의 화력이 매우 좋기 때문에 주방보다는 화장실에서 하는 게 가장 좋다 (만일 물이 새더라도 화장실은 바닥 전체가 배수가 되는 곳이니 안전하다)

세면대 수도꼭지 내부에 촛농 찌꺼기(검은 그을림과 자잘한 불순물들) 들어가는 것과 그 안에서 더럽혀지면 어쩌나 고민하지 말자. 초입만 들어가지 깊게 못 들어간다. 그리고 물 나오면서 파파팍 다 가지고 나온다. 세면대가 장땡이다. 물 나와도 안전하고 물받이가 따로 없다. 촛불 세우기도 딱이다.

세면대 수도꼭지랑 수도관이 촛불 열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그건 금방 풀렸다. 온수가 80도 이상인데 수도꼭지 멀쩡한 거 보면 100도 까지는 버틴다는 말이다. 불꽃을 꼭지 아래 바로 집어넣는 것도 아니고 배수구 위에 올려놓으니 수도꼭지까지는 대략 한 뼘 정도 거리가 있다. 열기만 들어간다. 세면대의 물 입구에 너무 바짝 대지 않아도 된다, 양초를 켜보면 알겠지만 양초보다 더 멀리 손을 대고 있어도 손에 열기가 온다는 걸 알 수 있다. 뜨거운 열기가 지속되기에 오히려 최대한 가깝게 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거리를 주는 게 더 좋다 (어차피 시간 싸움, 언 수도는 녹는다)

화장실이니 벽지도 없고 탈만한 것도 없지만 세면대 안에 양초가 있으니 화재 위험에서 일단 오케이, 다른 곳은 수도관 열면 안 된다. 열기가 새어나가면 도루묵~

암튼 3일 개고생 한 거... 1시간 만에 자두만 한 사과 양초 하나로 완전히 해결했다~ (실제로 100% 사과라고 착각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사과 양초다, 사과 꼭지에 불을 붙이게 되어 있다 ^^) 지금... 앞 빌라 (우리 집 안방 창문 마주 보고 있는 곳들) 4집은 또 동파 수리한다고 설비 아저씨들 공사하신다

양초의 비밀....ㅋㅋㅋ 넌 득템이여~

 

+ PS : 양초로 나 같이 미친 짓 하려거든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정도로 작은 걸로 하자. 없다고? 양초를 잘라라~

난 자두 정도 크기로 했다. 3분의 1도 안 탔더라. 우리 집 수도가 약하게 얼었다고 짐작하지 말자. 3일간 개고생 했고. 우리 빌라 단지 작살났다, 그만큼 양초가 확실히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한다. 내가 본 설비업자 출동건만 3일 동안 10집이 넘는다. 따지고 보면 헤어드라이기로 파이프에 열기 씌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만 난 파이프 내부로 보내고 싶었을 뿐이다. 온수관과 달리 직수관은 철관이 아닌 플라스틱 파이프를 쓰는 집이 많다 (오래된 집이 철이다) 플라스틱은 당연히 열기에 약하다.

그래서 뜨거운 열기가 아닌 잔잔한 촛불의 열기를 선택한 이유다. 물론 거기에 일정 거리까지 두어서 사실상 뜨겁다고 할 열기는 스땡으로 되어 있는 세면대 수도꼭지가 전부 받고 세면대 하단의 벽으로 들어가는 수도관은 냉기가 여전하다. 촛불 갖고 장난쳐도 세면대 꼭지 하나만 문제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한 것~ (물론 우리 집은 온수가 뜨거운 편인데 그걸 잘 버티니 스테인리스도 멀쩡하다는 게 논점이지만...)

양초 난방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원래 "양초 난방" "촛불 난방"이라는 게 있다, 화장실 동파 방지 관련해서 화장실이 밖에 위치한 경우, 화장실 수도관들이 얼지 않도록 또 화장실이 외부에 있어 그대로 냉기에 노출되니 너무 추워서 쭈그려 앉아 있기도 힘들기 때문에 나온 발상인데 화장실에 양초 하나 켜두는 걸 말한다. 간이 화장실 정도의 작은 방에서는 촛불 하나가 "난방"이 되는 건 사실이다. 굉장히 따뜻해진다. 그만큼 촛불의 화력이 어느 정도 되고 또 지속된다는 점, 그리고 자연적으로 꺼진다는 게 매력인데 화장실이나 외부 특정공간을 데우기 위해 쓰던 이 방법이 매우 취약한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들의 세대에서도 종종 쓰이다 보니 가끔 좋지 못한 소식을 뉴스로 전해 듣기도 한다. 

외부에서 쓰면 안전한데 사람이 거주하는 내부에서 쓰면 화재 위험성이 큰 것은 사실 (그래서 언 수도를 녹일 때도 주방이 아닌 화장실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겨울철 전기료를 내지 않으면 예전에는 무조건 끊어버렸지만 지금은 무조건은 아니다. 전기요금을 못 내어 집에서 촛불로 난방을 하던 가족이 화재로 죽으면서 이후 전기사용에 대한 체계가 조금 바뀌었는데 겨울에는 최소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저전력만 제공하고 끊지 않는 걸로 바뀌면서 전기는 쓸 수 있게 해 줬다 (물론 전등과 냉장고, TV 등의 기본적인 것만 쓸 수 있을 정도로 전기제한기를 부착한다)

그만큼 양초 난방은 효과가 어느 정도는 있는 방법이긴 한데 이걸 거주하는 공간의 난방으로 쓰기는 어렵고 외부 공간에서 화장실 난방 정도로 쓰면 좋다 (외부에 있는 화장실의 경우 응가할 때 초가 앞에 있어서 손도 따뜻하게~ 해준다. 참고로 초는 사람 뒤에 놓는 건 아니다. 불은 항상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뒤에 있음 위험하다) 화장실이 외부에 있는 경우 "동파방지"를 위해 양초난방을 하면 미리미리 예방도 가능하고 (주변에 탈 것이 없도록 잘 정리하고 초는 접시 위에 올려 두어야 한다) 만약 동파로 결국 얼었다면 그때도 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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