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온도 조절하는 법 (난방수 모드와 실내 모드)
이불 밖은 역시 위험해!
겨울이 되면 늘 고민하는 것이 난방비다. 추운 날에만 보일러를 가동한다고 해도 예상보다 많이 지출되는 난방비를 보면 핫팩으로 버텨야 하나 고민을 항상 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혼자 자취하는 자취생에게는 생각보다 크게 지출되는 항목 중 하나라서 보일러 트는 것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여름에는 더워서 문제, 겨울에는 추워서 문제, 당연한 이치이지만 에어컨과 보일러 틀 때마다 쑥쑥 빠져나가는 돈을 보면 집에 에어컨이 있어도 손은 저절로 선풍기를 찾게 되고 보일러가 있어도 손은 핫팩을 찾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이 되면 보일러 온도 조절에 민감해 진다. 어떻게 해야 난방비가 절감이 되고 어떻게 온도 조절을 맞춰야 난방비를 아끼면서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지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한다. 하지만 매년 그런 연구와 고민은 도돌이표가 되고 만다. 최소한으로 보일러를 켜려고 노력해도 노력 대비 성과는 미약하다. 보일러를 마음대로 켜고 사는 풍족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게 고민거리가 되나 싶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난방비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겨울에 지출되는 생활비에서 난방비 항목이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서민들에게는 이것만큼 중요한 게 없기 때문이다.
보일러를 사용하는데 있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고 착각하는 것들이 있다. 당연하게 여긴 것이 어떨 때는 완전 다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보일러 룸콘 사용법이 대표적이다. 일단 용어를 잘 모를뿐더러 그 용어도 혼동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 난방수와 온수를 헷갈려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것만 잘 구분하고 원리를 이해하면 보일러 난방비는 어느 정도는 절감할 수 있다. 물론 각자 사용하는 집의 환경과 가족 상황, 쓰임의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의 수가 많다는 걸 염두하여야 한다. 무조건 이게 맞고 저건 틀리다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일정 수준 기준이라는 건 존재한다.
온도 조절기(룸콘)
정작 많은 사람들이 가장 모르는 것이 자신들의 집에 설치된 온도 조절기 사용법인데 룸콘이라는 이름은 방에서 조절할 수 있다고 해서 룸+리모콘의 뜻으로 룸콘이라 불린다. 텔레비전 리모컨, 에어컨의 리모컨과 달리 보일러 룸콘은 일상 용어로 자리 잡진 않았다. 다만 보일러 부품 용어로는 원래 룸콘이라 부른다. 그렇다고 룸콘이라고 우겨 부를 필요는 없다. 조절기라는 우리말 표현이 워낙 대중화되어 있어 룸콘이라고 무턱대고 말하면 보일러 제조사 상담원이 순간 못 알아들을 수 있다. 그만큼 대중적인 표현은 아니다.
우선 올바른 보일러 사용에 있어 무조건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룸콘, 온도 조절기 사용법이다. 이걸 굳이 배워야 하나 싶겠지만 아주 중요하다. 집에서 보일러를 사용하는데 있어 단순히 켜고 끄는 걸 떠나 실질적으로 보일러라는 것과 사용자와의 접점에 있는 건 이 녀석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물론 에어컨과 보일러를 단순 비교해 사용 방법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내가 원하는 온도를 설정하고 냉방이든 난방이든 목적에 맞게 쓰면 된다고 여겨 둘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그래서 보일러 사용에 대해 잘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의 경우 실내 온도를 낮추는 냉방 장치다. 뜨거운 공기는 배출하고 차가운 공기는 만들어내면서 집 내부의 온도를 낮춘다. 보일러의 경우에는 반대로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 난방 장치다. 바닥 온돌을 데워 집 내부의 온도를 올린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용법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장치를 켜고 온도를 설정한 뒤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보일러는 실내 온도를 높이는 데 있어 에어컨처럼 바람으로(공기로) 온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물"을 데워 온도를 올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방바닥 안에 있는 난방 배관 속에 있는 물로 말이다.
사람들은 이걸 에어컨처럼 단순하게 생각해 보일러를 그냥 켜고 끄고 사용하거나 온도만 설정하면 된다고 여겨 별 생각 없이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보일러는 그렇게 쓰면 안 된다. 단순히 온도라는 것만 따져서 특정 온도에 맞춰 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애초에 내가 "실내 온도(공기)"로 쓸 것인지 "난방수 온도(물)"로 쓸 것인지 정해야 한다. 보일러의 룸콘은 그래서 에어컨의 리모컨과 달리 실내 온도(공기) 뿐 아니라 물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리고 원래 집의 환경과 (단열 상태) 지출되는 난방비 대비 난방 효과를 따져 취사선택해야 한다. 둘 중 아무거나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 중 무엇이 우리 집과 나에게 맞는지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1. 첫 번째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난방을 할 때 실내 온도 모드와 난방수 온도를 쓸 때 모두 같은 온도를 감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난방수는 바닥 온도를 감지하는 것이고 (정확히는 방 바닥방바닥 안의 배관 물 온도) 실내 모드는 실내 공기 온도를 감지하는 것으로 어떤 모드에 놓고 사용하는가에 따라 감지 결과가 달라져 보일러 운전 범위도 달라지게 된다. 방바닥 온도를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 실내 따뜻한 공기를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
물 온도와 공기 온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일러를 에어컨처럼 "실내 온도"에 맞춰 쓴다. 내가 원하는 온도가 23도 정도라면 보일러 온도 조절기에 23도로 설정하고 난방 버튼을 누른다. 이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익숙한 실내 온도 모드로 보일러를 작동한다.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좋은 모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내 모드에는 큰 단점이 있다. 해당 모드 자체가 실내 온도에 반응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바람, 흔히 말하는 웃풍(외풍)이 있는 집이거나 단열이 잘 안 되어 열이 쉽게 배출되거나 냉기가 쉽게 들어오는 집은 실내 모드에서는 보일러가 무한정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계속 무한정 가동되진 않는다. 보일러 자체가 물 온도가 기준치를 넘으면 멈추는 건 실내 모드에서도 똑같기 때문)
실내 모드는 집 안의 온도를 감지해서 (디지털 온도계와 같은 원리) 집 주인이 원하는 실내 온도가 될 때까지 보일러를 가동하게 되어 있다. 사용자가 그렇게 설정했고 그렇게 되길 원하니 보일러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당 온도가 될 때까지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실내 온도, 보일러 외부 온도라는 건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현관문을 열어 찬 바람과 냉기가 순식간에 밀려 들어와 보일러가 감지할 정도로 실내 온도가 낮아졌다면 실내가 이미 후끈후끈 달아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보일러는 가동될 수밖에 없다.
반면 난방수 온도라 하여 물 온도로 설정을 하게 되면 변수가 없다. 보일러 물은 보일러 안에서 분배기를 거쳐 방바닥 내부의 난방 배관에 있다. 바깥과 만나는 접점이 없다. 애초에 난방수가 외부와 만난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 지금이야 그런 것이 많이 줄었거나 아예 없어진 추세지만 난방 배관에 에어가 차서 보일러 "에어빼기", "공기 빼기"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가 된다.
참고로 예전에는 보일러 에어빼기가 상시 작업처럼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보일러 내부 펌프에서 자동으로 에어를 빼준다. 지금 보일러는 에어 빼기라는 걸 할 필요가 없다. 설비업자든 보일러 수리기사든 누군가가 점검 후 에어 빼기를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면 그건 집이 굉장히 노후되었거나 난방 배관이 안 좋다는 뜻으로 집 자체가 오래되었다는 뜻이다.
물에 공기가 찼다는 건 난방수가 외부와 접촉했다는 뜻이고 난방 배관 어딘가에 구멍이 있거나 물이 미약하게 샌다는 뜻이 된다. 물론 보일러의 물통에서 물보충이 이루어지고 난방수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 자연적으로 공기가 찰 수도 있어 반드시 배관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순 없으나 정상적인 작동 코스라면 난방수는 외부와 접점 하는 구간이 없기 때문에 온도가 영향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에 난방수 온도 설정 모드의 장점은 외부 변수 영향을 받지 않아 내가 설정한 정확한 명령과 구간에서만 작동한다는 점이다. (난방비 아끼는 기본 사용법)
그럼 외부 변수가 많은 실내 모드 보다는 외부 변수가 없는 난방수 모드만 써야 하고 그게 더 좋은 것인가? 꼭 그렇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헷갈려하고 사용법에 대해 잘 모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집마다 차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난방수 온도로 해야 하는 집 VS 실내 온도로 해도 되는 집
보일러는 반드시 난방수 모드와 실내 온도 모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중요한 건 둘 다 사용하는데 차이가 없고 사용자가 크게 다르다는 걸 느끼기 힘들어 아무거나 골라 쓰거나 편리함 때문에 실내 모드로만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모드는 자신의 집 환경에 따라 다르게 써야 한다.
일단 단열이 잘 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편리성만 따진다면 실내 모드가 편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집이 단열이 정말 좋은지 아닌지 잘 모른다. 일정 기간 시간을 투자해 집 온도 변화를 체크하고 확인하면 어느 정도는 알아낼 수 있지만 보일러 전문 지식이 없다면 온도만 갖고 단열 상태를 점검한다는 건 무리다. 기준점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나마 간략하게 기준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한파가 아닌 일반적인 겨울 날씨라면 보일러는 30분 정도 가동으로 실내 온도 1도를 올린다. 집의 평수가 다르고 집의 구조와 난방 배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는 있지만 평균으로 보면 보일러 30분 가동할 때 집 온도가 1도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보일러는 용량이 있어 집 크기에 따라 설치하는 용량이 다르다. 대부분 집 평수에 맞춰 설치하기 때문에 집이 크면 보일러 난방도 크게 되어 있다. 그래서 시간 대비 온도 점검은 작게 차이가 나도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한파의 날씨라면 1시간 가동에 집 온도 1도 상승이라고 해석하면 무난하다. 그래서 이걸 응용해 각자 집에서 룸콘에 표시된 실내 온도를 보고 보일러 가동 후 실내 온도의 변화를 보고 단열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단 이때는 한파의 날씨는 피하고 상온이 유지되는 보통의 겨울 날씨에서 오전과 야간을 제외한 오후 시간에 점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주말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 시간이 딱이다.
확인할 때 보일러가 멈추면 안되기에 이때는 보일러 온도를 충분히 올려주자. (실내 온도 25도 정도) 보일러를 켜고 30분 정도 지난 뒤 온도 조절기에 표시된 실내 온도를 일단 확인하자. 그리고 30분 뒤 온도 조절기의 실내 온도를 보고 어느 정도 올라갔는지를 확인해 보면 30분 정도 가동했을 때 실내 온도가 얼마큼 상승하는지 대강 알 수 있다. 그리고 이후 여력이 된다면 보일러를 "외출"로 하고 온도를 지켜보자. 단열이 잘 되어 있다면 잔열이 유지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만큼 내려가는 속도가 비슷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내 온도 떨어지는 속도가 보일러를 1시간 넘게 미가동했음에도 (보일러를 껐음에도) 1도 정도 내외로 내려갔다면 잔열이 역시 잘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1시간 넘게 가동했음에도 온도가 1도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면 집 단열 상태가 썩 좋다고 할 순 없다. 1시간 내내 보일러를 틀어도 실내 온도 1도조차 올리지 못했다는 뜻이니 말이다. 반대로 보일러를 끄고 1시간 이후 보니 실내 온도가 2도 이상 떨어졌다면 잔열 유지 속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니 집이 빨리 식었다는 뜻이 된다. 일반적으로 한파의 날씨, 영하의 날씨가 지속될 때 1시간 가동 시 1도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 때는 보일러를 계속 틀게 될 것이고 난방비 부담은 늘 수 밖에 없다.
에어컨의 실내 온도 상승과 하락을 비교해 집의 단열을 점검하는 건 한계가 있다. 에어컨의 경우 공기만 차갑게 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금방 내려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보일러는 바닥의 온돌을 데워 벽까지 열기가 전달되기 때문에 같은 실내 공기를 상대한다고 해도 시간이 걸린다. 보일러는 온풍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어컨은 끄면 바로 온도 표시계의 온도가 올라가고 더워지는 것이 느껴지지만 보일러는 그만큼 식는 속도도 시간이 걸리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내 모드는 룸콘의 위치에 따라 감지 온도가 다를 수 있음으로 온도 조절기 위치가 안방이나 거실 벽에 있지 않는 경우에는 정확한 판단이 되지 않는다. 보일러가 감지하는 실내 온도는 당연히 룸콘이 한다. 보일러는 보일러실이나 집 밖에 있기 때문에 보일러가 집 안의 온도를 직접 감지할 순 없다. 당연히 룸콤 안에 내장된 온도계에서 실내 온도를 감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온도 조절기(룸콘)가 보일러실에 있거나 주방 끝 베란다 출입구 쪽에 있거나 외풍, 외기의 영향을 받는 장소에 있다면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온도 조절기가 대부분 방에 있거나 (특히 안방) 안방과 거실 통로 옆 벽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고 외부 출입구 쪽에 온도 조절기가 있는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도 상승과 하락에 있어 문제가 없다면 그 집은 단열이 정말 좋다고 보면 된다. 단열이 잘 된 집은 실내 모드를 써도 상관이 없다. 난방수 모드를 쓰든 실내 모드를 쓰든 상관이 없다. 이런 집에서 난방비 많이 나온다고 하는 건 집에서 반바지 입고 티셔츠 하나 입고 있으면서 춥다고 하는 경우다. 그냥 난방을 많이 쓴거다.
반면 실내 온도가 외부 변수에 의해 수시로 변하는 집, 쉽게 말해 단열이 안 되는 집은 "무조건" 난방수 모드를 써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타이밍에 멈추고 필요한 타이밍에 재가동된다. 물론 단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단열 상태가 최악인 경우에는 이 역시 난방수(바닥 물)가 방바닥과 벽을 데워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식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이 때는 난방수 모드도 답이 없다. 집 단열은 신경 안 쓰고 집 상황은 생각지 않으면서 보일러 난방비, 가스비만 많이 나온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라 이건 단열부터 잡고 이야기를 해야지 보일러가 무슨 사막의 오아시스도 아니고 이런 집은 뭘 해도 답이 안 나온다. 해결을 못 한다. 그냥 시멘트 바닥에 텐트 치고 그 바닥에 보일러 틀어 놨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리하면 단열이 잘 된다는 전제하에 실내 모드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제공하기에 가장 쓰기 좋다. 특히 내가 원하는 온도를 찾아서 그 온도를 계속 유지하게 하면 알아서 돌고 알아서 멈추기 때문에 가장 편하다. 그래서 대부분 이 모드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로 알아서 돌고 알아서 멈추는 "자동" 시스템과 같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방비는 많이 나온다.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난방비 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실내 온도 모드 때문이다. 24도로 설정하면 집은 무조건 24도가 될 때까지 보일러가 돌고 온도가 떨어지면 다시 또 돌아 계속 집의 온도를 24도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보일러가 상시 돌 수 밖에 없다.
실내 온도 모드 작동
장점 - 실내 온도만 감지하여 작동, 내가 원하는 실내 온도를 맞춰 보일러가 가동, 에어컨과 같은 원리
단점 - 실내 온도만 감지하기에 온도가 바뀌면 보일러도 수시로 작동함, 난방비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운전법
추천 - 갓난아기가 있는 집, 유아가 있는 집, 어르신이 있는 집, 환자가 있는 집, 상시 집에 사람이 있는 집, 신축 아파트
반면 난방수 온도로 설정하고 쓰면 보일러는 실내 온도가 어찌 되든 시베리아 한복판이 되든 말든 물 온도만 신경 쓴다. 집주인이 난방수 온도를 65도로 설정하면 무조건 물 온도가 그 수준이 될 때까지만 움직이고 멈춘다. 물론 실내 모드처럼 물 온도가 떨어지면 다시 재가동되는 건 맞지만 사실상 밀폐되어 있는 바닥 공간의 물이 실내 온도처럼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실내 온도와 상관없이 물 온도만 감지하여 작동하기 때문에 물 온도가 6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버틴다면 보일러는 거의 돌지 않는다. 공기를 감지하는 것에 비해 변수가 적어 그만큼 가동률이 줄어든다. 단점은 앞서 설명대로 실내가 시베리아, 북극, 남극이 되어도 나 몰라라 하고 물 온도만 감지해 움직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체감과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바닥은 미지근한데 집은 약간 추운 것 같고, 보일러는 켜 놨는데 난방은 안 되는 것 같은 기분. (실제로 돌지도 않고) 그래서 난방수 온도가 낫다고 설명해도 실내 모드로 회귀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난방수 모드 작동
장점 - 방바닥 안의 배관 물 온도만 감지하여 작동, 외부 영향이 없어 원하는 물 온도가 되면 작동 멈추고 잔열 유지
단점 - 실내가 어찌 되든 상관없이 물 온도만 맞춤, 그래서 보일러를 틀었는데도 춥다고 하는 집들이 해당
추천 - 자취생, 원룸, 성인만 있는 집, 잠만 자는 집, 낮에 사람이 없는 집, 구옥, 단독주택, 빌라, 한옥(필수!!)
단열이 좋지 않다면 어떤 모드를 쓰든 매년 겨울 난방비를 크게 부담해야 하는 건 같다. 보일러 사용을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보일러의 문제이거나 (난방 효율) 방바닥 난방 배관의 문제이거나 (배관 청소) 도시가스 회사의 횡포라 생각해 다른 곳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 경우는 단열 자체가 안되어 열을 못 잡아두는 경우라 가장 비싸고 가장 성능 좋은 보일러를 설치해서 최적화한다고 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이런 곳은 보일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집을 바꿔야 한다.
실내 모드의 경우 장점 대비 단점은 추천 사용자 현황을 보면 일정 부분 상충된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써야 하기 때문에 난방비는 필요조건에 의한 결과일 뿐 터무니없이 가스비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니다. 실내 모드를 써야 하는 당위성이 일정 조건에 맞는다는 말이다. 결국 이는 쓴 만큼 나온다고 봐야 한다. 반면 난방수 모드의 경우에는 장점과 단점이 추천 사용자와 결부시켜도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이건 애초에 잘 보면 집 크기가 작거나 집이 오래되어 단열 성능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라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원룸처럼 집이 작으면 금방 데우고 금방 식기 때문에 오피스텔 거주자, 원룸촌 거주자는 쓴 만큼 난방비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쓴 만큼 난방비 효과를 못 본다. 오피스텔이나 원룸 자체가 아파트 수준의 단열이 안된다는 것도 본질적인 문제, 그래서 이런 경우는 실내 모드로 쓰면 안 된다. 자취생에게 난방수 모드를 추천한 이유다.
보일러 조절기의 적절 온도는 몇 도?
난방수 온도 모드를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뭔가 답을 찾으려고 했는데 더 어려워진 이 느낌.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 사람들이 가장 착각하는 것 하나만 해결하면 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실내 모드의 장점과 난방수 모드의 장점만 취합하면 되는 아주 당연한 말로 결론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실내 모드의 단점과 난방수 모드의 단점을 해결하면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
대부분 난방수 온도를 쓸 때 몇 도를 놓고 쓰냐고 물으면 각각 다르다. 어떤 사람은 50도, 어떤 사람은 60도, 어떤 사람은 70도에 놓고 쓴다. 어떤 사람은 40도에 놓고 쓰는 사람도 있다. 왜 40도를 놓고 쓰냐고 물으면 대중목욕탕에 있는 열탕이 40도라서 그렇게 놓고 쓴다는 답을 한다. 실제로 욕탕의 열탕 온도는 40~42도다. (열탕은 41도 내외, 온탕은 38도 내외) 상식적으로 보면 물 온도 40도는 굉장히 뜨거운 온도에 속한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열탕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온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방수 온도는 40도로 놓고 쓰는 분도 있다. 그러나 이건 보일러 쓸 때 흔히 생각하는 실수이자 착각이다.
난방수 온도의 적정 온도는 "80도"다. 보일러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온도는 80도, 즉 가장 높은 온도로 설정해 놔야 한다. 흔히 착각하는 것이 40도만 넘어도 물이 뜨거워서 금방 무언가를 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물 온도 40도는 보일러 버너 안에서 데워지는 열교환기 속의 난방수 온도일 뿐 그 물이 보일러 하단을 타고 내려와 분배기를 거쳐 방바닥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물 온도는 20도도 안 되는 미적지근한 물로 온도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팔팔 끊는 냄비에 차가운 얼음이 닿으면 물이 식는 것처럼 차가운 방바닥과 만나면 물은 금방 식는다. 보일러 난방수 온도로 80도는 결코 높은 온도는 아니다. 그마저도 주열교환기 내부의 순간 온도일 뿐 실제 물이 순환하면 물 온도는 40도 내외밖에 안 나온다. 그걸 80도까지 올라가게 계속 두어야 그게 가장 "최적화"된 난방이 된다.
내가 설정을 80도로 했다고 해서 그게 쉽게 80도까지 올라가지도 않을뿐더러 40도로 하나 80도로 하나 소비되는 가스는 똑같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아래 후술 하겠지만 사용량이 달라도 시간 대비 사용량이 길어지게 되면 결국 소비되는 가스양은 같아지게 된다. 무엇보다 보일러로 바닥 온도를 데운다는 건 "잔열"을 만들기 위함이기 때문에 열을 많이 모을 수 있게 높은 온도로 빠르게 오를 수 있어야 한다.
시내 주행을 많이 하는 차량과 고속 주행을 많이 하는 차량, 시내만 다니는 차량과 고속도로를 많이 다니는 차량 중 어느 차가 더 연비가 좋은지 생각해 보자. 상식적으로 보면 빠르게 달리가 멀리 가는 고속 차량이 더 연비가 나쁘고 시내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차가 연비가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가다 서다가 많은 차는 연비가 최악이지만 높은 속도로 "꾸준히" 달리는 차량은 적은 연료만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운전하는 사람은 잘 안다.
더운 여름에 차에서 에어컨을 켜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지금은 많이 알려져 그렇게 쓰는 사람이 많은데 에어컨은 1단에서 시작해 2단, 3단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강"으로 시작해 차량 내부가 충분히 시원해지면 에어컨 바람을 "약"으로 돌려 유지하라고 알려준다. 그게 연비에 도움이 되고 훨씬 이득이 된다고 말이다. 보일러도 똑같다. 문제는 보일러의 경우에만 여전히 낮게 시작해 온도를 올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흔히 하는 착각 중 또 하나가 바로 온수와 난방수의 혼합인데 보일러 안에서 데워지는 물이라는 건 같으나 온수관과 난방관은 다르게 배열되어 있고 서로 섞이게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간혹 온수를 쓸 때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건 그냥 수돗물이라 먹어도 상관이 없다. 방바닥 안에 있는 물을 끌어다 온수를 쓰고 그걸로 따뜻한 물을 주방과 화장실에서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우리가 집에서 쓰는 물과 바닥에 난방으로 쓰이는 물은 분리되어 있으며 서로 섞이지 않는다. 관 자체가 달라 섞일 수 없다. 양치하고 세수하는 온수는 방바닥에 흐르는 그 물이 아니다.
온수는 직수 (수도계량기에서 들어오는 수돗물) - 보일러 온수교환기 - 집 내부 수도 온수관으로 가고 난방수는 직수 - 보일러 물통 (보일러 열면 보이는 흰색 그거) - 보일러 주열교환기 - 분배기 - 방바닥 - 환수 과정을 거친다. 물펌프가 가동하여 바닥을 데운 후 식은 물은 다시 열교환기로 가서 데워지고 다시 분배기 - 방바닥으로 순환을 반복한다, 보일러 물통에 물이 충분히 있다면 (물 보충 불필요 상황) 직수는 쓰일 상황이 아니라서 보일러 교환기 - 분배기 - 방 - 펌프 - 교환기 - 분배기 - 방을 계속 돈다. 보일러 안에 있는 물통이 우리가 세수할 때, 설거지할 때 쓰는 온수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바닥 난방에 물이 부족할 때만 쓰이는 난방수로 온수가 아니다. 난방수는 보일러와 방바닥에 저장되어 있는 고인 물이지만 온수는 세수할 때 느꼈겠지만 수도에서 바로 보일러 들어와 데워지고 바로 소진되는 수돗물이다.
찬물이 아닌 따뜻한 물 쪽, 온수 쪽 수전 (수도꼭지) 꼭지를 열었을 때 물이 나오게 되는데 이 물의 흐름을 감지해 온수를 필요로 하는구나 하고 보일러가 지나가는 수돗물을 데워 흘려보내는 것이 바로 온수다. 그러니까 정확한 구분 없이 말 표현만 갖고 따졌을 때 우리가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인데 난방수 온도라는 건 난방에 쓰이는 따뜻한 물 온도라고 생각하게 되고 여기서 우리가 아는 따뜻한 물 온도라는 건 다른 말로 온수를 의미하니 온수 온도가 곧 난방수 온도라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게 된 것. 그래서 난방수 온도를 온수 온도와 같게 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40도, 혹은 50도 이하로 난방수를 설정하고 쓰는 집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 80도 놓고 쓰라고 하면 눈부터 동그랗게 뜨는 이유다. (화상 입어유~)
난방 물이라 하니 그 물이 내가 직접 쓰는 온수 물 온도와 (냄비, 욕탕, 목욕물) 같다고 여겨 그렇게 쓰게 되는데 보일러 안에서 방바닥 안으로 들어가는 물은 80도의 물이 들어가도 20도 이내로 뚝 떨어져 환수되기 마련이다. 방이 그만큼 차갑고 추울수록 80도 물이 들어가도 방 하나 데우지 못하고 식어 돌아온다. 대부분 물 온도를 80도 이하로 놓고 쓰는 건 "온수"와 착각하기 때문이다. 난방수는 난방에만 쓰이는 난방 배관 물이고 온수는 화장실과 주방에서 쓰는 따뜻한 물인데 온수는 직수와 연결되어 있고 그 직수는 온수열교환기라는 별도의 장치를 통해 데워진 뒤 주방과 화장실로 이동하는 "수도관"이기 때문에 우리가 양치질을 하거나 세수, 목욕을 할 때 쓰게 된다.
보일러 난방수가 80도 이어야 하는 이유
10명이서 라면을 끓여 먹을 생각이다. 10인용 대형 솥이 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가스레인지 불을 "강"으로 틀고 물을 끓인다. 1초의 고민도 없이 당연하게 강으로 놓고 끓인다. 당신도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이때 누군가 불을 약으로 하면 어떻게 될까? 당신은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게 불을 약하게 하면 언제 끓여 먹으려고?!
똑같은 도시가스로 가스레인지와 가스보일러를 쓰는데 (기름보일러도 마찬가지지만) 불 조절을 가스레인지는 잘 하는데 보일러는 불 조절을 못한다. 눈앞에 보이는 불과 물이 없어서일 것이다. 가스렌지는 눈 앞에 끓는 물이 있고 그걸 데우는 불의 세기와 크기가 보이지만 가스보일러는 그런 것이 없어 알아서 해줄 것이라 믿고 그냥 쓴다. 이게 사실 큰 착각에서 벌어진 시작점이다.
10인용 대형 솥으로 약불을 켰다고 하자. 과연 물은 언제 끓을까, 만약 추운 날씨의 야외라면 약불로는 냄비 솥에 김 내는 것처럼 어려울 수 있다. 실내라고 해도 약불로 끓이면 1시간 이상 끓여도 물이 끓지 않을 것이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1시간 내내 "가스"는 소비했다는 것이다. 가스는 가스대로 썼는데 물이 끓지 않았다면 돈은 돈대로 쓰고 열은 열대로 쓰지 못했다는 뜻이 될 것이다. 강불로 20분만 끓였으면 라면은 모두 먹었을 것이다. 여기에 소진된 가스는 20분 간 사용된 가스 값만 내면 된다. 반면 약불로 1시간 이상 끓였다면 라면은 여전히 모두 먹지 못 했을 것이다. 여기에 소진된 1시간 동안의 가스 값마저 허공에 날아갔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가스비 내면서 이 불은 왜 썼던 것인가 하는 철학적 고찰..
이걸 보일러로 응용해 보자. 난방수 온도 40도, 난방수 온도 50도, 난방수 온도 60도로 하면 과연 난방이 빨리 효과적으로 될까? 보일러는 무한정 돌지 않는다. 적정 온도가 되면 멈추고 이후 난방은 집의 잔열로 유지가 된다. 보일러가 꺼지고도 평균 8시간 이상, 한파의 날씨에는 보일러를 충분히 켠 뒤 끄더라도 4시간 정도는 잔열로 보일러 가동 없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보일러 난방 물이든 가스레인지 라면 물이든 빨리 끓이고 가스를 시간 대비 적게 쓰는 것이 낫다는 걸 알게 된다.
보일러 난방수를 50도 미만, 그 내외로 유지한다는 건 약불로 계속 물을 끓이는 것과 같다. 그 정도의 온도는 겨울 날씨에 금방 식는다. 데워진 온도가 낮기 때문에 바로 식고 사용자가 처음부터 그 온도까지만 올라가라 명령했기 때문에 그 온도 이상은 오르지 못해 금방 식어 버린다. 결국 식으면 보일러는 물 온도 (설정한 온도)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다시 돌고 온도가 낮아 설정 온도에 금방 도달하면 보일러는 꺼진다. 이후 다시 돌고 다시 꺼지고 무한 반복. 가스는 계속 쓰는데 집이 추운 건 바로 지극히 당연하게도 물 온도를 낮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난방수 모드의 단점이 바로 이 부분인데 사실 이건 사용자들이 난방수 온도를 "낮게" 설정했기 때문에 생긴 단점이지 80도로 놓고 쓴다면 이 단점은 사실상 사라진다. (물론 그래도 원룸과 오피스텔, 한옥, 구옥은 어쩔 수 없이 단점이 사라지진 않는다. 단열과는 담을 쌓는 집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빌라나 단독주택은 효과가 있다)
보일러는 난방 배관 보호를 위해 최고 온도가 80도 내외로 되어 있다. 메이커마다 차이는 있지만 아무리 높아봤자 83도면 꺼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능과 난방 환경에 의해 93도까지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83도 언저리에서 멈추게 되어 있다. 그 정도 온도로 계속 난방을 하면 삼성 회장이 사는 집도 얼마든지 충분히 데울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은 의미가 없다.
난방의 핵심은 "온돌"
실내 모드는 사실 외국 환경에 맞춘 모드다. 온돌 문화 자체가 드문 외국에서는 실내 온도로 난방을 하고 그걸 기준 삼을 수밖에 없다. 바닥 온도라는 걸 따로 두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온돌 문화다, 온돌이 없는 집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난방을 온돌을 데운 뒤 그 열로 지내는 방식을 쓴다. 한국 보일러가 바로 바닥을 데우는 방식이다. 러시아 등 추운 나라에 우리나라 보일러가 많이 수출되지만 결국 온돌 방식의 집 구조까지 바꾸는 건 아니라서 실내 라디에이터나 벽체, 온수기로서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서는 바닥 난방 배관 자체가 없고 난방수라는 것이 바닥에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 모드가 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우리나라처럼 결국 바닥을 데운다는 건 바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 된다. 추운 집, 가스비 쓰는 것에 비해 난방 효과가 없는 집들에게 실내 모드보다는 난방수 모드를 쓰라고 하는 이유다.
근데 그 온도를 온수 온도와 착각하거나 그것과 비슷하게 해야 한다고 착각해 난방수 온도를 낮게 설정하고 쓴다. 사실 이게 춥게 보일러를 쓰는 것의 본질이다. 단열이 잘 되는 아파트라면 실내 모드를 써도 상관없지만 단열이 잘 안 되거나 일반 단독주택이거나 단열에 취약한 구옥이라면 실내 모드는 쥐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무조건 난방수 모드로 써야 한다.
난방수로 점검하는 난방 시간
자취를 하는 사람 중 원룸에 살거나 오피스텔에 사는 경우, 방 하나 쓰는데 벽 한쪽이 전부 유리이고 방문이자 현관이 되는 출입문을 열면 바로 복도 외부가 나오는 집에 사는 경우,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이 복도 바닥까지 따뜻하게 만들 정도로 다 같이 미친 듯이 보일러를 동시에 켜지 않는 이상 따뜻한 날을 매일 기대하기는 힘들다. 역설적으로 이 말은 내가 아무리 방에 난방을 해도 방 앞의 현관 복도가 차갑다고 그 냉기가 그대로 내 방으로 이어져 내 방을 바로 식게 만들기 때문에 난방을 2시간 해도 딱 그때뿐이고 바로 추워지는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는 어쩔 수 없이 한파의 날씨라면 아끼지 말고 보일러를 틀어야 하고 옆 집 호실의 사람들도 사실상 옆 집보다는 옆 방이라고 봐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보일러를 같이 틀어주길 기대해야 한다. 아파트와 빌라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고 착각해 옆 집이 난방을 하면, 아랫집과 윗집이 난방을 하면 우리 집도 따뜻하겠지 착각하면 안 된다. 주택 단열을 같은 선상에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난방비 아끼다 약 값이 더 든다. 체력 쳐지고 몸 축내고 주변 사람 민폐 끼치고 일에도 영향 주고 기회비용 차원에서 보일러 난방비 아끼다 어쩔 수 없이 오히려 더 손해가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추울 땐 그냥 보일러 켜야 한다.
난방수를 80도로 설정하면 처음 보일러가 빈 집이 아닌 이상 20도 내외는 나오게 되어 있다. 집 온기가 바닥에 그대로 전해지고 그 바닥 온기는 바닥 안의 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내 온도와 비슷하게 나온다. 간혹 빈 집이거나 보일러를 한파에만 틀고 하루에 1번 겨우 트는 집이라면 물 온도가 한 자릿수 (9도 이하) 나올 수도 있는데 5도 이하로 나온다면 동파방지를 위해서라도 보일러를 아예 끄면 안 된다. 동파방지 작동 유무가 확인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서 난방수 온도를 최하로 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 이 때는 아주 차갑게 방바닥 온도가 떨어질 때마 돌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지만 간혈적으로 보일러가 돌게 된다. 물론 가스비는 계속 나가게 되지만 보일러가 얼어 터지는 비용과 배관 동파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한파에 물 틀어 놓으라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에 이때는 아끼면 똥 된다.
난방수 모드를 써야 그나마 난방도 제대로 하고 가스비 대비 난방 효과를 내는 경우에는 난방수 온도를 80도로 한 뒤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따로 알아두어야 한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처음 보일러를 켜면 온도가 급상승하는 걸 볼 수 있다. 실내 온도의 경우 실내 온도가 1도 오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10분을 쳐다봐도 안 오른다) 물 온도는 라면 물 끓이는 속도처럼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아닌 물 온도가 표시되는 경우 물 온도는 빠르게 올라가게 되어 있다. 25도 정도로 처음 표시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보일러 켜지 않고 전원만 들어온 경우, 외출 모드시) 난방을 시작하면 온도는 초당 1도 수준으로 빠르게 오른다. 하나 둘 셋 외칠 때 온도계 숫자도 따라 오를 정도로 온도가 오른다. 이때 30~40도 정도가 되면 온도 상승 속도가 더디게 된다. 평수에 따라 다르지만 50도가 넘으면 초당 1도 오르던 것이 1분당 1도 오르는 수준으로 조금씩 지체가 된다. 슬슬 데우고 있다는 뜻이다.
한참 후 83도 언저리가 되면 보일러는 작동을 멈추고 정지한다. 이때 잘 봐야 하는데 80~83도 사이에서 보일러가 멈추고 정지한 순간 보일러 난방수 온도는 급강하를 시작 평균적으로 60도에서 65도 사이로 내려 앉게 되어 있다. 80도까지 상승하는 과정 자체가 계속 온돌 바닥을 데우고 진행하기 때문에 바닥이 차가운 상태에서 80도까지 가진 않는다. 바닥에 훈기가 느껴지고 나서 한참 지나야 그 정도 온도가 나온다. 결국 난방수 순환이 멈추면 식은 물 온도는 60도 안팎이 된다. 이후 10분 정도 있다가 다시 재가동을 하는데 이 때 다시 80도까지 오른 뒤 멈추고 꺼진다. 이때 오르는 물 온도는 처음 온도보다는 빠르게 올라간다. 아주 차가운 상태에서 80도까지 오른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바닥이 데워진 상태에서 다시 재가동한 것이기 때문에 온도 올리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후 온도가 떨어지면 65도 정도가 나온다. 아까는 60도라면 이제는 5도 높은 65도의 물이 식은 상태로 유지되었다는 뜻이다. 이걸 계속 놔두면 (반복하면) 식은 물 온도가 70도에 이르게 된다. 이때가 바로 보일러를 아예 끌 타이밍이다. 조금 더 쉽게 정리하면 보일러를 난방수 모드로 하고 80도로 한 다음 계속 틀어둔다. 이렇게 80도가 되면 보일러는 멈추고 멈추면 물이 더 이상 데워지지 않아 식게 되는데 식은 온도가 바로 표시되게 되어 있다. 이 물이 처음에는 평균적으로 60도 정도 나온다. (수치에 연연하지 말자, 각자 집 환경이 다르기에 차이는 있다) 이후 10분 지나면 알아서 다시 보일러가 난방을 시작하고 80도가 되면 정지, 다시 온도가 2초 만에 65도 정도로 떨어진다. 아까보다는 높다. 이후 다시 재가동 이후 80도가 되면 정지, 2초 만에 70도 정도로 떨어지고 10분 후 재가동, 이후 80도에 다시 정지, 2초 만에 떨어진 온도가 75도 정도가 되면 보일러는 이 순환 텀을 오래 갖고 조금 더 대기한다. 이게 일반적인 난방수 평균 온도 순환 형태다.
보일러를 끄고 난 뒤 물 온도가 70도 단위가 나온다면 보일러를 외출 모드로 하거나 그냥 꺼도 상관이 없다. 단 온수는 써야 하니 룸콘에 전원만 들어오게 해도 된다. 80도 설정으로 보일러를 계속 틀어 보일러 가동 없이 난방수 온도를 70도 정도 나오게 하려면 평균 4시간 가동이 필요하다. 80도 설정해 놓고 보일러를 4시간 정도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4시간 내내 계속 돌진 않는다. 단지 소요 시간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 우리 집 바닥 난방수는 70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정도면 한파의 경우 4시간, 일반 겨울철(영상 온도)이면 8시간 정도 보일러 가동 없이 버틸 수 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빌라" 거주자라면 이걸 응용해 퇴근 후 저녁에 난방수 풀가동을 한 뒤 70도 정도가 되면 보일러를 끄고 자면 아침까지 잔열로 버틸 수 있다. 노후된 빌라의 경우라면 예약 취침 모드를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불에서는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라면 잠자기 전 4시간 전부터 바짝 틀고 이후 보일러를 끈 다음 자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온수와 관련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 하나가 목욕할 때 "온수" 누르는 경우다. 우리나라 모든 보일러는 온수를 따로 누르지 않아도 뜨거운 물이 나오게 만들어져 있다. 온수를 쓸 때 수도꼭지를 열면 물이 흘러 그걸 감지해 보일러가 가동하게 되는데 이 때는 외출 모드로 놓아도 물이 일단 흐르면 자동으로 온수를 데운다. 보일러 난방도 안 하고 온수도 안 쓰고 외출 모드로 그냥 보일러 전원 들어오게 한 상태에서 주방이나 화장실 온수를 쓰면 보일러가 순간적으로 돌고 온수 물을 잠그면 보일러는 자동으로 다시 꺼진다. 난방은 되지 않는다.
온수를 누르는 건 온수 물 온도를 세부적으로 조절하라고 만든 것이다. 온수 물은 각자 취향에 따라 쓰기 때문에 그걸 설정할 때 누르는 것이지 그걸 누른다고 해서 보일러가 온수를 만들거나 흘려보내지 않는다. 온도 조절기(룸콘)가 그냥 켜져 있는 상태라면 집 안 누군가가 온수 꼭지를 돌리는 순간 알아서 온수는 나오게 되어 있다. (궁금하면 실험해보자) 참고로 겨울철 온수 온도와 여름철 온수 온도는 메이커마다 권장하는 온도가 표시되어 있다. 차가운 물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아 60도 설정을 많이 하는데 온수 역시 낮게 쓰기보다는 뜨겁게 쓰고 차가운 물과 섞어 쓰는 것이 낫기 때문에 50도 이하는 권장하지 않는다. 여름에도 뜨거운 물로 온수욕 하는 분이 많아 사실상 사계절 내내 이 온수 온도로 해도 무방하다.
단. 귀뚜라미보일러처럼 온수가 아닌 "목욕" 버튼이 따로 있는 경우, 목욕물을 따로 데우는 기능이기 때문에 간단한 샤워를 할 때는 다른 메이커와 다름없이 버튼 누름 없이 그냥 화장실 가서 샤워하면 되지만 욕조에 물을 받아 쓸 때처럼 뜨거운 물을 많이 써야 하는 경우에는 "목욕" 버튼을 꼭 눌러야 원하는 온수 온도와 양을 받아 쓸 수 있다. 갓난아기 있는 집, 어르신 있는 집, 환자 있는 집 등 욕조를 쓸 수밖에 없는 집에서 귀뚜라미 제품을 많이 쓰는 이유가 바로 이 목욕 기능 때문. (온수 물통이 따로 있다) 물론 부품이 더 많이 들어가는 만큼 고장 났을 때 AS 비용이 늘어나는 건 단점. 온수 목욕물을 쓰는데 귀뚜라미 메이커가 아닌 다른 메이커를 원한다면 방법은 있다, 기존 보일러 용량보다 한 치수 큰 용량 혹은 두 단계 더 큰 용량 사이즈의 보일러를 설치하면 된다. 자동으로 온수 용량도 늘기 때문
실내 모드의 경우 아기가 있는 집, 어르신이 있는 집, 환자가 있는 집은 실내 모드 온도를 맞추기보다는 예약 모드로 일정 시간마다 돌아가게 하는 것도 좋다. 물론 실내 모드와 예약 모드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오는 설정이지만 사용 목적 자체가 상시 난방이 되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실내 모드로 계속 유지할 바에는 차라리 예약 모드로 약간의 텀을 주어 쓰는 것이 여러모로 더 낫다. 주간에는 3시간마다 돌게 예약, 야간에는 2시간마다 돌게 예약하는 것도 방법.
나는 예전에 보일러 관련 일을 했을 때 보일러 설치만 1,000개 이상 했었고 보일러 수리는 전 메이커를 다 담당했었다. 귀뚜라미, 경동, 롯데, 대성, 린나이, 대우 모두 처리한 경험이 있다. 어렵게 사는 분들 집들에서는 AS 비용 제값 받는 것도 어려워 분배기까지 손 보는 경우도 있었고 그 때문에 난방 설비도 경험하게 되었는데 보통은 보일러 설치와 보일러 수리 기사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지만 나는 상황에 따라 설치까지 해주는 일이 많아 여러 메이커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보일러 메이커 중에 어떤 회사 제품이 좋은가 추천해 달라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름 구분해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콘덴싱 보일러는 제외, 일반 보일러 기준)
경동나비엔 https://www.kdnavien.co.kr
대중적, 무난, 수리 용이, 설치 용이, 부품 수급 용이(은근 중요, 부품 없어 못 고치면 결국 보일러 통교체임) 빌라, 원룸, 오피스텔에 쓰기 좋고 아파트나 주택 기존 보일러 교체 용도로 좋음, 잔고장이 있으나 수리비가 적음, 판단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입자들이 쓰는 목적으로 추천 (세입자가 부담할 수준의 수리비) 어떤 회사 보일러가 좋은지 모를 때 가장 고르기 쉽고 무난한 제품
귀뚜라미 https://krb.co.kr/
기름보일러는 최강, 대중적, 무난, 수리 난이도 있음(수리비 압박), 부품 수급 용이, 신축 주택, 아파트 교체용에 좋음 (아파트는 분양 당시 이미 기설치된 제품이 있어 개인의 신규 설치가 없음) 잔고장이 없으나 일단 고장 나면 크게 남, 판단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가 집주인이 쓰는 목적으로 추천 (세입자가 부담하기에는 수리비가 클 수 있음), 아직도 로케트보일러 쓰는 집을 봤을 정도로 내구성은 뛰어남 (귀뚜라미보일러 전신이 로케트보일러였음)
가스보일러는 최강, 지금은 주방용품에 여러 메이커가 진출했지만 예전 집집마다 쓰는 "가스렌지"가 어디 제품인지 안다면 가스기기는 사실 가스기기 전문회사 제품이 좋을 수밖에 없음, 대중적, 무난, 수리 용이, 설치 용이, 부품 수급 약간 곤란, 잔고장이 없으나 고장 나는 경우 큰 고장보다는 단순 수리가 많음, 가스레인지처럼 사용 오래 하는 편, 온도조절기(룸콘)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좋은 건 아님. 사용 편리성 좋지 않음, 타사 대비 가격대(이벤트가 포함) 있음
롯데 https://www.lottelem.co.kr/
1년 전 보일러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짐, 신규 판매 및 AS는 아직 유지, 현재까지 설치된 보일러가 많은데 롯데가 일본에서 식품과 기술을 많이 도입한 것처럼 보일러 기술도 사실 일본 기술이 많이 녹아들어 있음. 린나이 수준은 아니어도 그 덕에 은근 오래 쓰는 집이 많음. 롯데칠성 등 업소용 냉장고, 쇼케이스, 자판기 등을 만드는 회사라 제품 내구성은 좋은 편. 가성비가 있어서 과거 빌라에 많이 들어간 편. 수리 용이, 부품 수급 어려움, 기존부터 AS망이 타사 대비 좋지 않아 AS 불만이 늘 있음. 기능 및 룸콘 사용자 편리성은 가장 우수
아파트 상대로 신축 기설치가 많음, 개인보다는 법인 판매가 많았으나 개인 교체 설치가 많아지는 편, 예전 모델은 썩 좋은 평가는 못 받았으나 최근 모델은 타사와 거의 차이가 없어 가격 대비 성능은 우수한 편, 수리 용이, 부품 수급 용이, 설치 용이, 찾는 사람 증가 추세
알토엔대우 http://www.dwgb.co.kr/
현재까지도 판매 중이지만 자주 만날 순 없는 메이커, 과거 대우그룹의 탱크주의 시절 나온 대우탱크 보일러를 아직도 사용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있음. 정말 탱크주의답게 튼튼하게 만든 수작(예전 모델 한정), 부품 수급 기본, 수리 용이, 제품 퍼포먼스는 나름 좋은 편. 인지도가 낮은 편, 1980년대부터 가스보일러 진출, 보급할 정도로 나름 업력은 있음
로보트척척보일러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개인적인 주관적 추천 순서는 위 해당 기업 나열 순이라 할 수 있음, 어떻게 보면 비공식 업계 점유율과 비슷하기도 함. 린나이/경동/귀뚜라미 1군, 대성 2군, 대우/롯데 3군 정도, 가스보일러가 보급되고 기술력이 상당히 좋아지면서 이제는 기술 격차가 경쟁사마다 크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성능에서 가격만 갖고 따진다면 나열 반대 순서가 될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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