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의 조건과 공통점 (주관적 대학 평가 순위)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명문이란 말이 있다. 이름을 뜻하는 "명"과 문을 뜻하는 "문"이 합쳐진 단어인데 해석 없이 그대로 직역하면 유명한 문짝이 되지만 여기서의 문은 대문, 문짝 그 자체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그 문이 달린 집, 그 장소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집안(가문)을 지칭할 때를 의미한다. 같은 말로 집을 뜻하는 말을 더해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명문가, 명가 등이 자주 쓰인다. 명문집안, 명문학교 등 특정 대상을 평가할 때 유명한가 아닌가를 따지는 경우 이런 표현을 쓰게 되는데 "유명"이라는 단어 뜻과 마찬가지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명품, 명인, 명장과도 쓰임새와 개념이 같다.
우리나라는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면서 학벌 그 자체가 만능이 된 감이 없진 않다. 실제 실력과 상관없이 타이틀이 갖는 명성과 명망만 갖고 따지는 경우도 있고 학교의 경쟁력은 물론 학생 본인의 능력과 무관한 경우에도 명문이라는 잣대를 들이밀며 상대를 평가하는 경우도 흔하다. 심지어 두 사람이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한다고 했을 때 둘 중 하나가 그나마 명문학교 출신이라면 학생 이력이 조금 쳐져도 명문학교 졸업생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줄 때도 많다. 학교의 명성이 곧 학생의 명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명문학교에 입학했다는 그 자체 만으로 그 학생의 실력과 능력을 가늠하고 평가한다. 그래서 때로는 훨씬 더 능력 있는 학생이지만 명문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판 경쟁에서부터 밀릴 때도 많다.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 국숭세단 광명상가 한서삼 인가경
어느 날이었다. 이제(벌써) 슬슬 대입을 준비해야 할 사춘기 무렵의 조카와 대학 이야기를 하다 조카 입에서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로 시작하는 단어가 나왔다. 그걸 듣는 순간 깜짝 놀라 물었다 "그걸 너도 알아?" 나의 황당한 표정에 조카는 오히려 그걸 왜 모르냐며 당연한 듯 대꾸했다. 20년 가량 지난 예전에 사용했던 말이 아직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아 학교 서열 나누기로 쓰인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은 나의 표정 때문이었는지 조카는 "뭐가 달라요?" 돼묻는다. 이건 마치 "간스유예" 혹은 "간스유예케"로 여자의 직업을 따지던 예전 남자들끼리나 통용되던 가십거리가 지금도 쓰인다는 것과 다르지 않는데 정확한 기준과 근거도 없는 이 학교 서열이 아직까지 바뀌지 않고 유지된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참고로 간스유예를 찾아보니 이게 간스유예기엔교 플필헤네카로 확장되어 지금도 사용된다고 한다. 의사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걸로 나오는데 이건 의사들이 만든 게 아니라 스텐드바와 나이트클럽이 한창일 때 화류업계에서 만들어져 남자들에게 전파, 사용된 은어다)
무엇보다 이 학교 서열이라는 것이 여전히 통용된다는 점에 있어 더 놀라운 건 처음 만들어질 때와 지금의 시기는 분명 다르고 그 기간 동안 재학생들의 수준이나 학교 기반 시설, 졸업생의 수와 그 졸업자들의 사회 영향력, 대학의 경쟁력도 달라졌을 텐데 그런 반영은 없이 간판만 그대로 유지되면서 학교 명성이 이어져 내려온다는 것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분명 상식이 있다면 그 서열이 대략 언제부터 나누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나뉘었는지, 그리고 또 왜 그렇게 나뉘어졌는지에 대해 묻거나 궁금해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런 조사 없이 그냥 이게 하나의 기준처럼 인식되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애초에 저 말은 서울에 위치한 학교만 나열한 것이라 서울 외 지역 명문대는 언급조차 되지 않은 말인데 이게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서열처럼 인식되어 있다. 심지어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대학도 빠졌다. 이공계로는 서울대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한국과학기술원과(카이스트) 포항공과대학(포스텍)도 언급조차 되지 않는 서열을 아직까지 절대 반지처럼 기준 삼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인서울이 아닌 곳도 있는데 저렇게 부른다)
명문대의 조건
조카의 한 마디에 난 6개월 정도 기간을 거쳐 저녁 여유 시간을 통해 TV 보는 시간을 줄이고 우리나라 대학 자료를 전수조사했다. 그 덕에 예능프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앞으로의 미래 청소년들이 조금 더 정확하게 알 필요는 있겠다 싶어 (개인적인 호기심 해결 차원도 있고) 300개 넘는 학교 자료를 찾아 일일이 검토해 봤다. 물론 많아봤자 100개 정도 되겠구나 싶어 도전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이 좁은 국토와 인구에 대학교만 300개가 넘는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대학이 정말로 이 가십거리처럼 (소문) 엉터리 서열대로 위치를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당연히 300여 개의 대학 홈페이지도 모두 찾아봤고 홈페이지에서 정보 제공 및 학생 지원에 대해 얼마나 잘 구성되어 있는지까지 검토했다)
물론 평가하는데 있어 최대한의 주관적 입장을 배제하고자 대학 인지도, 대학 평판, 학생 성과, 대학 수상 경력, 학생 등록수, 대학 대표 학과 및 역량, 대학 대표 학과수, 특성화 조건 및 활동, 교수 연구실적, 교육 여건, 장학금 지급, 학점 교류, 기숙사 제공, 유학생, 기업 선호도, 교사 추천, 학부모 선호, 대학원 운영, 논문 실적, 교수 활동(대외), 졸업생 활동, 학교법인의 재정상태와 대학지원액, 대학 홈페이지 운영 등 다면 평가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해 수치화했는데 이는 국제 평가나 국내 평가 방식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 보인다. 다만 수치 적용에 있어 표본의 크기가 작으면 왜곡되는 수치의 변수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모든 대학에는 일률적으로 모든 항목을 1점씩만 가산하는 방식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평소에 접한 다른 대학 평가 방식과 차이는 분명 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항목마다 점수가 다르고 적용하는 점수 차도 달라야 한다. 그러나 분명 대학마다 특성화된 항목이 있고 국내 대학의 경우 학교 평가에 있어 "의대"를 보유하고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이 하나만으로 확연히 서열이 나뉘는 극단적인 현상이 보이기 때문에 (점수 불균형) 비교 항목 자체의 수치가 차이가 나면 그 자체로 공정한 게임이 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내 대학들이 의대를 설치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깊은데 실제 대학 수준과 학생의 능력과 상관없는 의대 보유 여부 만으로 대학교 점수가 확연히 높아지는 경우의 수가 생기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학교 알리기에 기를 쓰는 입장에서는 대학교 스스로가 인문학이나 공과를 지원하기보다 단순히 의대 설립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는다. 국내 대학 탑들이 세계 대학 수준에 들어가지 못하고 밀리는 것도 이런 엉뚱한 점에 몰두한 결과인 것도 그렇다.
일례로 명문대라 하는 포스텍이 국내 대학 평가 자료를 보면 TOP 5위 안에 들지 못 한다. 의대가 없어 대학 평가의 의대 점수를 크게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애초에 이들 학교는 의대가 있을 필요가 없고 상관도 없는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의대, 약대, 간호대, 보건대 등 의료보건 계열이 많은 대학과 비교했을 때 그 점수 항목마저 높게 되면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특성화 대학인 교대와 공과대가 중하위권 네임벨류 대학들보다도 더 뒤로 밀리는 것도 입시학원이나 국내 평가 방식에서 비롯된 잘못된 평가 때문이다. (물론 태생적으로 종합대에 밀릴 수밖에 없다) 결국 항목마다 점수를 다르게 하는 게 공정하게 느끼겠지만 오히려 점수 높은 항목만 발달한 학교가 명문대 명성을 차지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점수는 1점 부여로 대등하게 적용했다는 것이 다른 평가와 다른 차이다. 즉 SCI급 논문을 게재했다고 해서 점수를 더 높게 주고 취업률이 더 높다고 해서 SCI급 논문보다 가치를 낮게 평가해 점수를 계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점은 표본의 수치가 작으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큰 단점이 되지만 표본의 수치가 적정 수준 이상 커지거나 넘어가게 되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고 자료의 질과 수집량의 문제라 시간이 곧 해결할 부분이라 문제가 되진 않는다. 주식으로 따졌을 때 A기업이 반도체를 업으로 삼고 (국내 2위) B기업이 2차전지를 업으로 삼고 (국내 2위) C기업이 자동차를 업으로 하는 경우 (국내 1위) A가 반도체라 해서 점수를 더 주고 B가 2차전지라 해서 점수를 더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 난 국내 대학교 300여 개를 모두 주식회사로 가정하여 사업성, 확장성, 이익률, 네임벨류, 성장성 등 주식을 분석하듯 주식평가 방식을 빌려 가치평가 했다)
학교 재정, 살림살이도 중요
학교재단, 학교법인의 능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깨알로그 대학평가에서는 세계대학평가, 국내대학평가와 달리 이 재단 점수도 가치부여를 했다. 학교가 파산하는 건 언제나 가능하며 학교 운영비가 부족하면 당연히 학교의 기반 시설 교체가 늦어지고 교수의 역량에도 영향을 끼치며 고스란히 학생의 수업 질과 수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교 재정 상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몇몇 대학은 이미 폐교가 되는 과정에서 비리와 부패가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있지만 그 근본에는 운영비조차 댈 수 없을 정도로 열약한 대학 재정이 문제인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항목이다.
재정이 좋으면 학교가 망하거나 팔릴 이유가 없다. 내 모교가 사라질 확률이 그만큼 줄고 아주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대학 모교가 없어질 걱정은 커녕 다른 대학을 더 인수할 수도 있다. 재정이 넉넉해야 학생과 학교 시설, 교수에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재정, 살림살이 역시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 대체로 국내 대학에서는 80% 이상, 100%를 넘기면 안정권으로 보는데 건국대와 단국대, 연세대가 최상위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이건 인서울에 한정되어 건국대가 1위(431%), 연세대가 2위(209%) 식으로 이것마저도 서울에 있는 대학만 따져 순위를 매긴 것이라 건대가 1등이라는 인식 역시 잘못된 걸 알 수 있다. 위 표를 보면 건국대가 실제로는 국내 9위로 그만큼 세상 보기를 서울에 있는 대학 기준으로만 보고 돌아가는 잘못된 계산이 사람들 인식 안에 만연하다는 뜻이 된다.
여기서 중요하게 볼 건 학교 재산 "확보율"이 아닌 재단이 학교에 재정을 지원해주는 "부담률(액)"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중간에 보이는 수익률은 재정 크기와 상관없이 오로지 재단이 운영하는 수익재산의 수익률만 따진 것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재정 상태가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굴리는 종잣돈이 작으면 수익률이 높아도 들어오는 수입 자체는 적기 때문에 절대적이진 않다. 연평균 고려대가 9%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연세대가 6% 정도의 수익률을 냈지만 재단이 학교에 부담한 금액을 보면 연세대가 600억 원대이고 고려대가 100억 원대로 차이가 넘사벽이다. 고려대가 수익률은 높지만 벌어 들이는 액수 자체는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금액은 쉽게 늘지 않는다. 늘지 못한다. 수익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 이게 단순하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연세대가 고려대보다 학생들에게 투자할 수 있는 돈이, 투자하고 있는 돈이 매년 500억 원 더 있다는 뜻이라 대학 능력치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 이 부담액이 크면 클수록 학교 수입인 등록금은 학생에게 다시 쓰이거나 최소 학교 인건비(교수급여)만 쓰이고 장학금으로 쓰이면서 남는 금액이 학교에 적립된다는 뜻이고 모자란 돈은 재단에서 부담해 물밑지원을 해준다는 뜻으로 학생 입장에서도 학교 지원이 튼튼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스카이로 분류되는 연세대와 고려대 중 연세대 학생들은 학교 부담액이 위 표처럼 매년 원탑 수준이라 학교 시설과 장학금이 넉넉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고려대는 항상 조바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지표는 결과적으로 학교 시설과 지원, 성장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통은 학교재산을 반대로 재단으로 넘기는 경우가 흔한데 반해 (등록금 장사) 부담액은 반대로 재단에서 학교로 그만큼의 현금이 넘어갔다는 것이라 대학교 차원에서 여러 가지 학술, 학문 사업을 벌이는데 큰 보탬이 된다.
스카이로 묶여 연세대와 고려대가 하나처럼 인식되나 실제로 연세대와 고려대는 다른 지표에서도 격차가 꽤 많은 걸 자주 볼 수 있다. 국내 대학 평가 자료를 보면 종합대학 순위에서 연세대는 3위를 기록했지만 고려대는 10위 안에 들지 못한 자료도 꽤 있다. 매년 기록되는 대학 평가 자료를 보면 연세대는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는 반면 고려대는 10위 안에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상황인데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스카이, 서연고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못하게 5위 안에 들지 못하느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서연고 순서자체가 이미). 결국 가정이나 기업이나 학교나 돈이 빵빵해야 공부 환경도 좋을 수밖에 없다는 걸 증명한 것이 바로 학교법인(학교재단) 재정으로 두 학교만 보면 재정 살림에서도 이미 승부는 갈린 상태로 쉽게 뒤집기는 어렵다. 재단 부담률과 확보율이 높은 건 연세대로 사립대 중에서 연세대는 확실히 최상위 입지를 굳혔다.
유명대학의 공통점
역설적이게도 유명대학, 소위 명문대학으로 불리는 한국 대학의 공통점은 조건과 달리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다. 300여개의 대학 자료를 보면서 뜻하지 않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명문대에 오름에 있어 오로지 실력, 능력, 교수의 자질, 학생의 수준으로만 결정되었다기보다는 그 외 대외적인 이미지, 사건 사고 등으로 대중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어떻게 인식되었는가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운동권 출신 주요 활약 대학이다. 과거 학생 운동의 중심점이었는가 얼마 큼의 학생 운동을 했는가라는 점도 의미를 갖는데 이때의 운동권 대학들이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대중들에게 각인된 효과가 오히려 크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대, 명문대, 소위 갓대학들 상당수는 대학이 공부 잘하고 잘 가르치고 수재가 많아서 유명해진 게 아니라 (해외 대학과 달리) 학생 운동 시위로 뉴스에 자주 언급되면서 국민들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인식된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브랜드 노출 효과)
이 외 대학병원, 의대를 갖고 있거나 학교 역사가 오래되었거나 서울시 안에 있는 경우인데 별개로 대학 농구도 활성화 된 부분이 커서 이때 농구로 활약한 대학들이 마찬가지로 이름을 알리고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 항공 드라마가 히트해서 항공계열 대학 입결이 높아지고 태양의 후예가 히트했을 때 군사계열 대학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말도 안 되는 사실이 존재했던 것처럼 이런 외부적인 요소로 인해 대학 이미지를 보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는 점이다.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도 잘 보면 다 대학농구에서 유명했던 대학들이 농구 순위, 학교 인기 순서대로 주로 포진한 걸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게 모두 중첩된 경우 간판 명문대학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정리해 보면 학교 역사가 아무리 오래되었어도 학생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중하위권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학생 운동을 했어도 의대가 없으면 마찬가지. 농구로 날렸어도 학생 운동과 거리가 있거나 인서울이 아니면 마찬가지로 대학 간판이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는 뜻으로 공부를 정말 잘해서 유명 명문대학이 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 외 엉뚱하지만 현실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몇 가지 조건도 사실상 필수적인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하철 역명. 해당 대학 이름을 부역명이 아닌 공식 기차역명으로 쓰는 곳이면 (버스 정류장 제외) 명문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아무래도 주민과 외지인도 역명을 자주 쓰고 부르게 된다) 의대가 있는 상태에서 의대부속병원이 있어야 하며 (대학병원) 여기에 추가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있는 대학. 지리는 무조건 서울이어야 하고 최소한 수도권에 위치해야 하는 등 대한민국에서 소위 말하는 명문대들에게는 필수 아닌 필수적인 공통점들이 곧 명문대의 또 다른 조건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아래 정리. 이 중 모두 포함되는 학교도 있고 여기서 몇 가지만 해당되는 학교도 있는데 못해도 29가지 중 20개 이상은 되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심리적 부분에서의 명문대 범위 안에는 든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빨간 색으로 표기한 부분은 명문대를 따지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1. 지하철역 이름 중에 해당 대학 이름을 공식 역명으로 쓰는 곳이 있음 (버스 정류장 제외)
2. 의대가 있음
3.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있음
4. 의대부속병원이 있음 (대학병원)
5. 학생운동을 했었음, 학생 시위를 예전에 활발하게 했었음
6.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함
7. 학교 역사가 기본 50년 이상은 됨
8. 대학 농구부가 있고 프로농구에서 활약한 적이 있음
9. 운영 주체가 국가(정부부처)이거나 법률에 의해 설립됨
10. 학교재단이 재벌그룹이거나 3개 이상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면서 역사가 50년 이상.
11. 대학이 위치한 지역 주민 전체가 해당 학교 이름을 모두 잘 알고 있음
12. 대학이 위치한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 온 유학생 비율이 50% 이상임. (과반수 이상)
13. 뉴스에 하루 1회 꼴로 다양한 분야에서 해당 대학 교수들 인터뷰가 등장 함.
14. 월 1회 이상 국제 학술지 게재 논문 뉴스가 뜸.
15. 재학생이 1만 명을 넘김 (대학원생 포함)
16. 졸업생이 많아서 어디를 가든 한 명 이상은 만나게 됨.
17. 누구라도 답변할 수 있을 정도의 유명인이 최소 5명 이상 있음
18. 대학상권 및 학교이름이 지명으로 발달한 대학 (00대 정문 등 모임 장소로 거론. 먹자 거리 형성)
19. 해당 대학 상권이 지역 주요 상권인 경우
20. 청소년과 젊은 층이 모이는 장소로 유명한 대학
21. 후문보다 정문이 메인 출입구이고 발달한 대학
22. 대학명이 관련 없더라도 기업 이름으로 쓰이거나 제품으로 쓰이는 대학
23. 취업 지원보다 창업 지원을 더 많이 하고 잘하는 대학
24. 취업 창업만큼 논문 연구 활동도 활발한 대학
25. 취업만큼, 혹은 취업 활동 이상의 연구를 중시하고 연구 중심으로 움직이는 대학
26. 다양한 외부 주제로 소규모 시위가 있지만 하나의 주제로 대규모 시위는 하지 않는 대학
27. 단일 외부 주제로 대규모 집회 시위를 하는 경우 그것이 정당성을 갖고 시민 지지를 받으며 앞장서서 싸우는 대학
28. 부속 초중고 학교가 존재함 (대학명이 더 알려지는 계기도 됨)
29. 대학 이름에 지명이 들어가지 않아도 학교 이름을 들었을 때 어디에 있는지 안다. (해당 지역은 물론 전국 어디서든 그 대학교 다닌다고 했을 때 상대가 어디에 있는 학교냐고 위치부터 물었다면 비명문대일 확률이 매우 크다)
정리
깨알로그에서 나름 정리한 대학교 능력치 (입결 수준이나 성적, 서열이 아님을 주의), 표본 크기가 만족스럽지 않아 아직 시트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나중에라도 시트가 완성되면 구글 시트로 작성한 원본을 공개함. 우선적으로 대학 평가 점수치가 높은 30개 대학만 공개한다. 학교 옆 설명하는 ( ) 안은 자료 분석하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며 점수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블로그에서 따로 적은 부분이고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한 대학은 일본 정부에서 영주권 체류 허가 심사할 때 명문대 출신 여부 심사 기준이 되는 한국 명문대로 일본 외교부에 등록된 대학이다.
1. 서울대 (자료를 보면 볼수록 넘사벽이라는 걸 실감)
2. 성균관대 (삼성그룹 버프효과를 확실히 느낌)
3. 연세대 (국립대는 서울대라면 사립대는 연세대라는 걸 새삼 깨달음)
4. 한국과학기술원 (처음에는 거품이라 생각했는데 공과라는 특성화 분야만 갖고 이 위치에 온 건 대단)
5. 경북대 (지방대의 설움이 있지만 지방대 원탑은 물론 인서울과도 견줄 만한 거목, 이틀 전 교수비리 사건 터진 건 씁쓸)
- 여기까지가 국내에서 명문대 빅 5 대학으로 인정할 만한 대학.
6. 경희대 (경북대와 카이스트를 빼면 빅5 진입은 가능, 중상위 그룹 상단)
7. 서강대 (경북대와 카이스트 빼면 빅5 가능)
8. 한양대 (서강대와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음. 빅5 가능)
9. 포항공과대 (한국과학기술원과 마찬가지로 특성화 대학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건 대단한 일)
10. 단국대 (캠퍼스 팔고 그 자리에 한남더힐 최고급 아파트 짓고 떠난 뒤 인서울 아니게 되면서 네임벨류 약간 하락)
11. 고려대 (대부분의 자료에서 10위 턱걸이하는 걸 보고 의아했는데 깨알 분석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더 놀람)
12. 원광대 (살짝 위태, 지방대가 갖는 네임벨류를 가장 잘 보여줌)
13. 공주대 (역시 사범대)
14. 한국외대 (개인적으로 외국어 특성화 대학으로 더 성장해 확고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
15. 부산대 (조국 전 장관이 딸을 부산대에 보낸 이유를 알 것 같음. 경쟁력 있음)
16. 울산대 (서울아산병원버프가 상당함을 느낌)
17. 숭실대 (학교 역사와 전통 빼고 아쉬움이 더 큼)
18. 홍익대 (유현준 교수와 홍대거리가 먹여 살리는 느낌)
19. 건국대 (부동산학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학교 부동산 개발하는 거 보면 확실히 이 분야 짱임)
20. 울산과학기술원 (지스트, 디지스트보다는 유니스트가 다소 경쟁력 있게 나옴, 물론 카이스트와 차이는 큼)
21. 서울시립대 (중경외시 영향 상당히 받은 듯)
22. 가천대 (의대버프 상당함. 추후 경쟁력 증가 예상)
23. 이화여대 (여대 중에서는 확실히 원탑, 그러나 종합대에서는 확실히 밀림)
24. 중앙대 (과거 명성보다 네임벨류 약해짐)
25. 동국대 (일부 유명학과 덕에 네임벨류 유지, 과거 명성보다 약해짐)
26. 인하대 (한양대, 서강대와 더불어 공대 졸업생의 사회 영향력은 막강)
27. 세종대 (인서울인데도 세종시 생기면서 지방대로 인식되는 경향이 여러 지표에서 갑자기 생김)
28. 삼육대 (삼육두유?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한서삼의 마지막 24번째 "삼"에 해당하는데 크게 바뀌지 않음)
29. 충북대 (지방대 탑으로 볼 수 있으나 그 이면에 수도권과 가깝다는 버프를 무시할 수 없음)
30. 서울과학기술대 (자료조사 하면서 처음 알게 된 대학. 의외로 다른 평가표와 지수에서도 점수 높게 평가됨)
31. 인천대 (국립대 되고 인천 송도로 가면서 글로벌 이미지 생김)
32. 가톨릭대 (예상대로 의학보건계열이 강함)
33. 인제대 (의대계열이 강하나 최근 서울백병원 폐원 뉴스 나오면서 브랜드 일부 타격)
34. 전남대 (경상도 지역 대학들은 그래도 점수가 잘 나오는데 전라도 대학들이 쇠퇴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음)
35. 국민대 (중하위권의 마지막 마지노선)
36. 명지대 (재단 부실화 논란 있어서 명판이 다소 추락)
서연고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성한 -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경외시 -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건동홍 -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국숭세단 - 국민대, 숭실대, 세종대. 단국대
광명상가 - 광운대, 명지대, 상명대, 가톨릭대
한서삼 - 한성대, 서경대, 삼육대
인가경 - 인하대, 가천대, 경기대
깨알로그에서는
서성연카경 -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카이스트, 경북대
경서한포단 - 경희대, 서강대, 한양대, 포스텍, 단국대
고원공외부 - 고려대, 원광대, 공주대, 한국외대, 부산대
울숭홍건유 - 울산대, 숭실대, 홍익대, 건국대, 유니스트
시가이중동 - 서울시립대, 가천대, 이화여대, 중앙대, 동국대
인세삼충과 - 인하대, 세종대, 삼육대, 충북대, 서울과학기술대
인가인전국명 - 인천대, 가톨릭대, 인제대, 전남대, 국민대, 명지대로 정리할 수 있다.
각자 판단하기에 따라 다소 의아하거나 순번이 바뀐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데 대학 자체가 특성화 목적에 따라 설립되는 조건이 있고 운영되는 과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단순 비교하는 건 쉽지 않다. 한서대, 한국해양대, 한국교통대처럼 특화된 대학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의 입지와 학벌은 당연히 최우수에 해당한다. 한국농수산대, 육군사관학교 등도 마찬가지. 여기에 영진전문대나 동양미래대(구 동양공전), 인하공전 같은 취업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전문대학의 경우도 이 순번 사이에 충분히 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순번이 모든 대학의 서열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참고로 전문대는 일단 제외했는데 넣으면 35위 안에 언급한 세 전문대는 모두 들어간다. 사실 모든 대학생들이 원하는 게 대학원 진학이 아닌 취업이니 취업 가점을 무시할 순 없다. 다만 4년제 위주로 짜다 보니 잠시 뺐을 뿐)
물론 300여 개의 모든 대학교 평가를 마치고 점수화 표본화 되고 업데이트 되는 순간에는 종합대학, 산업대학, 전문대학, 교육대학, 국립대학, 사립대학 상관없이 수치만 갖고 단순 비교하는 건 가능하다. 그러나 설립 목적, 취지, 방향성이 다르고 취업이 목적인 학교와 연구가 목적인 학교가 같은 선상에 있을 순 없기 때문에 각자 입장에서 편의에 따라 취식 판단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300여개의 대학 자료를 보면서 여대와 교대가 생각보다 학력 차가 크다는 걸 느꼈다.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를 제외한 나머지 여대는 사실상 하위권으로 초토화되었고 교대의 경우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경쟁력을 상당히 잃은 걸로 보인다. (개인생각이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여러 곳도 수치화 해서 데이타를 뽑았는데 여대 재학생들의 입학 후회와 편입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할 수 있다.
위 표는 10년 전 국내에서 평가된 대학 순위다. 기존에 알고 있던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연고부터 삐끗했고 서성한 역시 맞지 않는다. 중경외시에서 중앙대와 한국외대 역시 빠졌다. 10년에 이미 대학 순위 판도가 바뀌었는데 여전히 사람들이 서연고(SKY) 서성한 중경외시를 따진다. 하물며 이 자료에서 다시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 순위는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당연하지만 경쟁력 있는 대학은 계속 인지도가 오르고 경쟁력에 뒤쳐진 대학은 계속 추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결 기준으로 20년 전에나 썼던 썰을 응용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위 대기업 입사자 출신 대학별 배점표를 보면 이 기업은 2022년 하반기 취업에도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를 거의 그대로 따르는 걸 알 수 있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기존의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를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다만 이 자료에서도 수도권의 중하위권 대학은 내가 분석한 자료와 크게 다르진 않았고 여대 역시 모두 중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해당 대학의 교수 인터뷰까지 빅데이터로 구성해 뽑아 별별 점수를 지표화 했음에도 중하위권은 변함이 없다. 다만 일부 기업이 활용한 배치표이긴 하나 서울대를 뺀 나머지 국립대 중에서 원탑이라 할 만한 경북대, 그리고 부산대가 중하위로 분류된 걸 보면 지방대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대목.
마지막으로 아래는 삼성디스플레이 3급(대졸) 신입사원 채용 캠퍼스리크루팅(채용설명회) 진행 일정표인데 단순하게 나열된 대학교별 설명회 일정표이지만 묘하게, 아주 묘하게 배치한 면이 있다. 물론 대학교 순위와 상관없는 단순 일정이고 해당 기업 특성상 공대 위주로 능력을 발휘하는 대학 위주라는 건 알겠으나 300여 개의 대학 자료를 보면서 느낀 감정과 미묘하게 교차되는 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인서울이냐 아니냐, 지방이냐 따질 것 없이 아래 일정표에 언급된 학교들 이름을 참고해 보는 것도 대입에 참고가 될 수 있을 듯싶다. (이 학교 출신들은 어디 가서 주눅 드는 일은 없을 것 같은 느낌)
회사 중역 간부가 예전에 회식 자리에서 자녀 입시 문제로 고민하는 직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학교 간판을 보지 말고 하고자 하는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은 고민한 다음 그 전공과에서 이름난 교수를 먼저 찾고 그 교수가 어느 대학에 있는지를 알아본 다음 그 대학의 그 학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그게 말이 쉽지 현실과 괴리감 있는 조언이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 중역 간부의 말이 점점 와닿는다. 회사에서 정말 이런 경로로 대학에 간 직원들이 일을 훨씬 더 잘하고 승진도 잘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하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어떤 선생님을 만나고 어떤 스승을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데 대학이라고 다를까. 어른 입장에서 청소년에게 입시와 관련해 조언을 한다면 결국 간판보다 중요한 건 "스승", 잘 가르치고 본 받을 만한 교수부터 찾고 그 교수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 본 다음 그 학교 입결 수준에 맞게 공부 수준을 맞춰야 하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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