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보행자와의 교통사고 과실 비율이 다른 이유
유턴법정에서 다룬 정보 중에 가장 좋았던 내용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 오늘의 주제 "무단횡단" 사고다. 상식적인 테두리에서 보면 약속을 어기고 무단횡단을 한 보행자의 잘못이 100%가 맞다고 보지만 운전자에게도 전방 주시의 의무와 안전운전 의무가 있는 만큼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고 모든 경우의 수가 다 같을 수가 없어서 무조건 보행자의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애매한 경우도 분명 있다.
무단횡단을 한 사람이 잘못한 점은 물론 크지만 멀리서 누구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충분히 피해갈 수 있었던 상황처럼 맹목적으로 무단횡단자에게 모든 책임을 넘길 수는 없는 법,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충분히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유턴법정 방송에서는 총 4건의 무단횡단자와 차량간에 생긴 교통사고 사례를 보여준다. 사고를 평면적으로 보면 꽤 단순하다. 무단횡단을 한 사람이 있고 그걸 미쳐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케이스로 별 차이도 못 느낀다. 그냥 무단횡단자들이 다 잘못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유턴법정에서는 똑같이 보이는 이 사고에서도 무단횡단자가 100% 잘못했다고 보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고 운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을 수 있는 사고도 있다며 다르다고 한다.
처음에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구분도 안되고 뭐가 과실 기준이 되는지도 몰랐다. 다시보기를 한 후에 정확한 포인트를 이해했는데 오늘 그 이야기를 다루어 본다. 물론 그 기준 역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동일한 무단횡단 사고라고 해도 어떤 경우에는 운전자의 과실이 더 잡히고 어떨 때는 무단횡단자의 과실이 더 잡히게 되는지 한번 살펴보자.
1차로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진입하는 차량, 2차로의 차량들은 정지 상태
좌회전 신호대기로 인해 감속을 실시, 그러나 그 순간 2차로 차량 사이에서 할머니가 등장한다
예상하기 힘든 상황, 2차로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다니 사고는 어쩔 수 없다
할머니는 중앙선 넘어 반대편을 보고 있었고 1차로에 차가 오는걸 보지 않았다. 봤으면 멈칫했겠지..
누구라도 억울할 만한 상황이다
할머니는 차량에 부딪혀 넘어졌지만 바로 일어났고 큰 부상은 없었다. 그나마 다행
보험처리에 벌금 딱지까지 받았지만 정작 무단횡단한 사람은 아무 처벌도 없었다
중앙선을 넘어 온 것도 아니고 같은 방향의 2차로에서 1차로로 사람이 튀어나올 건 예상하기는 힘들다
또 다른 사고 사례, 신호대기 중으로 모든 차량이 정지 상태다
정지된 차량들 사이에서 무단횡단자가 도로로 나온다
이쪽 길을 다 건너고 맞은편으로 넘어간 순간에 마주오고 있는 차량과 사고가 발생
결국 반대편에서 오고 있는 차량과 부딪혀 무단횡단자가 넘어진다
이 사고 역시 차량 운전자는 정지된 차량 속에서 사람이 튀어나온 상황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
무단횡단자가 사고를 당한 지점은 횡단보도가 이미 설치되어 있던 상황
또 다른 제3의 사고 사례, 1차로 주행 중 2차로로 변경해 주행 중이다
쭉 잘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1차로에서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자가 튀어나온다
부딪힌 무단횡단자는 차량 측면에 걸려 넘어진다
해당 사고 이후 사고 지점에는 무단횡단 방지 펜스가 설치되었다, 무단횡단 사고가 많았다는 뜻
실제로 무단횡단 방지봉이 있는 이 곳을 촬영 중에도 무단횡단자를 볼 수 있을 정도다
무단횡단 사고의 상당수는 이처럼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횡단보도 신호가 끊어질까봐 조급한 마음에 횡단보도 근처로 무단횡단을 하다가 서행 중인 차량, 감속 중인 차량에 충돌하는 사고가 많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온 무단횡단자의 사고는 모두 횡단보도가 주위에 있는데도 발생한 무단횡단 사고
누가 보더라도, 누구라도, 나라도 억울 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지금까지 나온 교통사고 사례 3가지 중에 운전자의 무과실, 무단횡단자의 100% 과실이 있는 사고가 하나 있다고 한다. (차가 아닌 사람이 잘못) 똑같은 무단횡단 사고이고 횡단보도가 근처에 있는 사고라서 모두가 억울한 건 비슷하지만 하나는 100% 억울한 사례이고 나머지 두 사례는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사고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무단횡단자가 백 번 잘못한 사고라고 인식은 하지만 실제 법규와 교통사고 처리에 있어서는 운전자가 그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나온 실제 사고 중에는 운전자가 전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무단횡단자 100% 과실의 사고가 있다는 말인데 솔직히 모든 사고가 비슷하다보니 난 구분이 전혀 안되었다. 그래서 다시보기를 통해 3건의 교통사고 상황을 다시 봤을 정도..(뭐가 다르지?...)
어떤 상황에서 뭘 기준으로 봤을 때 무단횡단 사고에서 운전자에 과실이 잡히는지 무과실인지 이제부터 살펴보자
다른 걸 빨리 알려주삼! 난 다른 점이 안 보임 ㅠ.ㅠ
지금 소개할 4번째 무단횡단 사고가 바로 운전자의 과실이 전혀 없는 무과실 사고 100 : 0
차량은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으로 좌회전을 실시 (비보호 좌회전이라 헷갈릴 수 있음)
이 사고 역시 마찬가지로 횡단보도가 주변에 있던 상황
좌회전을 하자마자 트럭 사이에서 무단횡단자와 충돌
앞서 3건의 무단횡단 사고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불툭 (불쑥 튀어나옴) 과 횡단보도 주변이라는 것도 공통점이고 비보호 좌회전을 하자마자 생긴 사고라서 괜히 비보호 좌회전 차량이 더 잘못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사고 사례다. 그러나 이 사고는 완벽하게 무단횡단자가 잘못한 사고이고 앞선 사례와도 다르다고 한다 (더 헷갈림 ㅠ)
이 사고는 무단횡단자 100% 과실 사고로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갈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경우라서 운전자에게 과실이 없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때 약간 멘붕이 왔다. 뭐가 다르지? 무슨 말이지? 횡단보도가 정지 신호인 상태에서 주변 차도로 무단횡단을 한 앞의 사고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데 이건 신호(횡단보도)를 무시하고 건너갈 것이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 운전자에게 과실이 없다?
무단횡단 사고로 다 똑같아 보이는데 이 사고가 다른 사고와 다른 건 뭘까? 바로 "차량 신호"가 그 기준이 된다고 한다. 1차로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감속 중이던 차량은 우측 2차로에서 할머니가 튀어 나와 사고가 생기는데 그 때의 차량 신호는 "정지" "빨간신호"다. 차량들이 정지 신호를 받고 정지를 하고 있는 상태였고 차량 신호가 정지라면 보행자 신호는 파란불이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 주변에 "무단횡단"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운전자가 예견하고 주의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단횡단이 잘못된 건 맞지만 일단 내가 "주행"신호를 "받고" 가속 중이 아니라 가깝든 멀리있든 차량 신호등에 빨간 불이 들어와서 대기/정지 상태로 감속이 들어갈 타이밍에서는 그 주변에 무단횡단자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주의를 요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중앙선을 넘어오든 내 쪽 우측에서 차량 사이에서 사람이 튀어 나오든 내가(차량) 파란불 신호에 따라 움직일 때 발생하는 무단횡단은 무단횡단자의 100% 잘못이고 신호가 없거나(멀거나)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감속 중에 발생한 무단횡단 사고라면 운전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말이 된다. (이거 이해하는데 꽤 오래 걸렸다 ㅠ)
결국 무단횡단자 100% 잘못의 사례는 3건의 사례 중에서 교차로에서 생겼던 사고다. 할머니와 충돌했던 무단횡단 사고는 차량이 정지 신호(좌회전 대기)라서 주행이 아닌 정지 상태로 들어갈 타이밍이었고 편도 2차로에서 발생한 아가씨와의 사고 역시 1차로에 있던 차량들은 정지 중이고 멀리 보이는 차량 신호는 빨간 불이었다. 신호등 앞까지는 뻥 뚫려 있어 주행이 가능하지만 어쨌든 "주행" 신호를 받고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운전 의무에 있어 책임이 발생한다.
그러나 교차로에서 생긴 사고는 반대편에서 "파란불" 신호를 받고 교차로를 통과하던 차량에 의해 생긴 사고라 무단횡단자가 발생할 것을 예견하는게 사실상 불가능 (이것까지 예견해야 한다면 차량 정상 주행 자체가 불가능), 4번째 나온 비보호 차량 역시 비보호라고 하지만 "신호"를 받고 비보호 좌회전을 정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신호에 따라 움직인 차량이다. 결론은 운전자가 보는 차량 신호등이 "파란불"인 상태에서 생긴 무단횡단 사고는 보행자의 100% 잘못이 되고 운전자가 보는 차량 신호등이 "빨간불" (혹은 신호등이 없거나 아주 멀 경우)에는 신호에 따라 주행 중이 아니기 때문에 무단횡단 발생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어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알았으니 5번째 무단횡단 사고 사례를 다시 보자, 우측 트럭에서 보행자가 툭 튀어나온다. 무단횡단자가 트럭에 가려 툭 튀어나왔고 횡단보도 근처다 (앞쪽 승용차가 보이는 곳에 횡단보도가 있음)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중앙선을 살짝 넘어가고 있던 중인데 무단횡단자가 중앙선 반대편이 아닌 차량이 주행하는 쪽에서 튀어나와 더 보기 힘들었다. 이 사고는 무단횡단자의 잘못이 클까? 운전자의 잘못이 클까? 개념적인 잘못 말고 법에 따른 기준으로 말이다
4건의 사고 사례를 봤음에도 여전히 5번째 사고 사례에서 패널들이 무단횡단자가 "무조건" 잘못이다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내가 다시보기를 해서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문철 변호사가 4건 중에서 2건은 운전자 무과실이라고 하면서 설명을 해줬지만 여전히 5번째 사고 사례를 보고서도 무단횡단자가 더 잘못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나 역시 지금은 이해했으니 답이 보이지만 이 때도 난 헷갈렸다. 도대체 뭘 보고 운전자가 잘못했다고 하는거야? 라고 말이다.
이 사고에서 무단횡단자는 30% 과실, 운전자는 70% 과실로 나온 실제 나왔다고 한다
운전자의 잘못을 법원에서도 더 크게 보는데 과실을 무단횡단자에게 더 있다해도 50 : 50
이 5번째 사고 사례에서 차량 운전자의 입장으로 볼 때 "차량 신호등"을 본 사람? 그게 답이 될 수 있다, 파란 불 신호를 받고 차량이 움직인 상황이라면 이 사고에서는 무단횡단자가 100% 잘못이 되지만 신호가 없는 (신호를 받고 주행중인 상황이 아님) 상황에서는 무단횡단자가 잘못을 했어도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는 말이다.
할머니와 충돌했던 무단횡단 사고 역시 파란불을 받고 주행 중이 아님 (2차로는 차량이 정지 중)
차량 신호가 빨간 불이고 주변 차량이 정지 중이라면 무단횡단자 가능성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과실 생김)
횡단보도 근처와 상관없이 차량의 신호를 보면 답이 됨 (아가씨 사고도 차량 신호는 빨간 불)
차량이 정지신호인 상황에서 생기는 무단횡단 사고는 신호등 거리와 상관없이 운전자 과실이 잡힘
한문철 변호사가 그래서 무단횡단 사고에서는 이런 혼돈이 생긴다고 말한다. 무단횡단에 초점을 두면 헷갈릴 수 있지만 차량을 운전하는 내가 받는 신호 (내가 보는 신호) 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러나 애초에 법을 위반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무단횡단자라서 법원에서는 무단횡단자에 대한 과실을 조금 더 높여 잡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그래도 여전히 이런 사고에서는 운전자의 과실이 무조건 잡히게 되니 신호등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조심과 더 조심으로 나눠 안전 운전을 해야 한다.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100% 예견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차량이 파란 신호를 받고 주행 중인 상황에서까지 발생하는 무단횡단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무단횡단자가 이 경우 100% 잘못이다. 그러나 신호가 없는 상태이거나 멀리 있거나 차량 신호가 빨간불 상황에서 감속/서행 중이라면 차량들이 멈추거나 없을 것으로 "예상"해 무단횡단을 할 사람들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주의를 해야 한다.ㅓ
처음에는 무단횡단자가 무조건 잘못, 횡단보도 근처이거나 무단횡단 방지턱을 넘어오거나 하면 더더욱 보행자의 잘못이라고 나 역시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량의 신호 상황에 따라 운전자의 과실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꽤 흥미롭고 알찬 정보였다. 차량 운전자는 눈에 보이는 "신호" 상태가 파란불이 아닌 나머지 모든 경우에는 무단횡단자가 생길 수 있다는 걸 염두하고 쉴드 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그게 유일한 대안이자 방법이다.
파란불이 켜지는 순간, 파란불을 보고 주행하는 중, 파란불을 보고 출발해서 주행중인 상황이 아니라면 (그 다음 멀리 있는 보이는 신호등에도 파란 불이 켜져 있어야겠지~) 운전자는 일부 과실을 져야 한다는게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