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또 다른 자아는 허상일까 실제일까, 다중이를 그린 영화 - 23 아이덴티티 (Sp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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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는 허상일까 실제일까, 다중이를 그린 영화 - 23 아이덴티티 (Split)

by 깨알석사 2017.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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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인격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고민할 것도 바로 선택해서 봤던 영화 <23 아이덴티티>,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회사 이미지와 기업 브랜드와 관련해 자주 듣는 용어 중 하나가 아이덴티티다. 브랜드가 갖는 이미지와 개념, 뜻, 목표와 목적, 기업가치 등 여러가지 정체성에 대해 다루는 작업으로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확립할 때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회사의 아이덴티티 가치 확립은 기업의 가치 확립 (정체성 확립) 과 같은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전 직장에서 사내 교육은 물론 분기마다 실행되는 기업 가치에 대한 교육이 많았던지라 머리속에 박힌 용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23 아이덴티티라는 제목 자체가 23개의 정체성, 또 다른 23개의 인격체라는 뜻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의 몸 안에 23명이 있다는 말이다. 흔히 주변에서 원래 혹은 기존의 나와 다른 새로운 인격 형태를 보일 때는 또 다른 것이 있다는 말로 "이중인격자"라고 많이 사용하는데 이중인격자는 대부분 두가지 상반된 인격에 대해 주로 쓰이는 반면 다중인격자는 다중이라는 별칭으로 불릴만큼 완전 새로운 여러 인격체가 복합적으로 "기생"하는 수 많은 자아의 대립과 공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이게 진짜라면 호기심 안 땡길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병리적 관점이나 정신질환 관점과 상관없이 이런 다중인격 형태 자체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고 발현될 수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된다. 자아가 여러개로 분화를 하거나 분열을 한다고 해도 결국 최종적으로 이 모든 걸 컨트롤 하는 두뇌는 하나이고 결국 갯수와 상관없이 모든 자아들은 이 하나의 뇌로 모두 실행이 되기 때문에 결국 하나의 진짜 자아를 제외한 나머지는 망상이거나 허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나는 다중이들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다, 오래전부터 관련 의학 정보를 취미삼아 찾아볼 정도로 정신분석이나 인격 형성에 관심이 많다. 영화에서는 다중인격에 대해서만 나오고 다루지만 내 나름대로 정립한 또 하나의 가설도 있는지라 다중이는 확실히 연구 대상감이다. (최근에는 이런 다중이와 관련해 쌍둥이와 연관지어 살펴보고 있다, 하나의 몸에 2개 이상의 인격체가 존재하는 것과 두 개 이상의 몸에 비슷한 인격체가 존재하는 건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영화의 묘미는 납치된 소녀들과의 장면이 아니라 정신상담을 하는 박사와의 상담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보인다. 남주를 제외하고 사실상 영화 안에서는 여주가 소녀로 나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축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풀어가며 리드하는 건 의학박사다. 그녀가 오히려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이고 여주다.

소녀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별로 긴장감이 들지 않지만 정작 박사와의 미팅 장면은 보는 내 손에 땀이 나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솟는다. 실체를 제대로 아는 자와 자아를 숨기려는 자의 대립이 단순하게 납치되어 감금된 소녀들과의 대립보다 더 긴장 되는 건 당연하다. 소녀들이 어떻게 탈출하느냐 보다는 박사가 어떻게 알아내어서 구하러 가느냐를 더 눈여겨 보게 된 점도 그렇다.

24번째 자아의 출현, 비스트(짐승)로 명명된 새로운 자아에 대해 나 역시 박사처럼 믿지 않았다. 물론 다중이 현상 자체가 외부에 대한 영향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당연히 새로운 외부 영향으로 인해 또 다른 다중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대체로 다중이들은 어릴 적의 충격으로 인해 분열된 자아들이 성인에 가서 고착하는게 보통이고 정작 성인이 되어 뇌가 굳어진 상태 (성장 발달이 마무리 된 상태, 어른으로 완성) 에서는 외부 충격이나 영향을 받더라도 새로운 자아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없다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여러개로 분열된 자아는 어릴적에 발생하고 그것들이 성장 하면서 어른이 되면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는 것인데 성인이 되어서도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낸다는 건 영화 속 박사의 생각처럼 좀처럼 믿기 힘들다. (그래서 24번째 자아의 출현 자체는 반전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23개의 자아를 새로 점령한 데니스나 페트리샤, 헤드윅 등 소위 패거리라 불리우는 이들이 계속 우월한 자리에서 나머지 자아를 점령하기 위해 겁을 주려고 만든 허상이 24번째 자아라고 봤는데 24번째 자아가 진짜 등장했을 때는 약간 뒷통수를 맞은 듯 멍 때림이 왔다. 박사의 말처럼 믿어주지 않은 것이 되려 미안할 정도,

다중이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원래 다중이 자체가 진짜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자아에서 문제가 생겨 여러개의 인격으로 분열한다고 보는 편인데 (영화에서는 캐빈이 바로 그 자아) 영화 안에서 만큼은 캐빈보다는 패거리 자아들에 의해 만들어 졌거나 패거리 자아들에게 주변 환경이 영향을 주어 24번째 자아를 등장 시키는 것처럼 나오기 때문에 나와 분신의 관계에서 나의 분신이 만든 또 다른 분신이라는 관계로 재해석도 가능한지라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이것도 쇼킹한 설정이다. (진짜 이것도 영화처럼 가능하다면 무한대, 무한정의 자아 탄생도 가능할 수도..)

영화는 영화일 뿐 흥미롭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다중이 자체가 원래 그렇게 신빙성이 있거나 신뢰할 만한 증세라고 보지 않는 시선이나 관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돌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생각은 조금 달라 질 수 있고 이런 영화를 볼 때의 감정도 달라 질 수 있다.

우리는 무당이나 일반인이 빙의되는 걸 본 적이 있거나 무슨 상황인지 대강 안다. 물론 이것도 실체가 없거나 정신이상의 하나이거나 자아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벌이는 무의식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빙의라는 현상과 영화에서의 다중이는 비슷한 감이 크다.

접신을 한다고 하여 할머니가 몸 안에 들어왔다며 할머니 목소리를 내는 경우나, 아기 목소리, 할아버지 목소리, 남자 목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인격체로 원래 몸의 주인과 전혀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게 빙의다. 영화 <곡성>을 봤다면 뭐 다들 이해할 듯.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분신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건 몸 자체도 둘 이상으로 나뉘어지는 말 그대로 허상이지만 그 개념 자체는 존재한다.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 말이다. 조금 더 현실감 있는 비슷한 상황으로 접근해 보자.

몽유병 환자들은 어떨까? 자신이 밤에 잠을 자면서 한 행동은 분명 실체가 있고 대화도 하며 운전도 하고 외출도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까지 하지만 원래 자아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밤에 또 다른 내가 살아 움직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신이 했던 말이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건 물론 동일 인물이지만 행동이 다른 낮과 밤 서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몇 가지 부분만 놓고 보면 이것도 다중이 증세와 비슷하다.

아주 흔한 경우는 술이다. 몽유병은 병이라고 쳐도 술로 인한 필름끊김 현상은 병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러나 간밤에 퍼마신 술로 인해 필름이 끊기면 무슨 짓을 했는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어떻게 이동했고 어떻게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문제는 그냥 술 먹고 잠든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살아 움직인다는 점이다.

술이든 약이든, 스트레스든, 내부 질환이나 정신질환, 뇌장애든 상황의 차이만 조금 있을 뿐 내 몸 하나로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내가 행동한 경험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술이나 약에 의한 경우에는 정신만 잃고 기억하지 못할 뿐 성격이나 인격 자체가 변하는 건 드물어서 다른 사람으로 오인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내가 지배하지 못하는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건 분명 본능과는 다르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자아가 내 뜻과 무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체는 다중이가 존재할 수도 있다라는 연장선으로 결국 이어진다고 본다

사람이 만취가 되어 뻗을 정도면 거의 시체처럼 잠들어 버려야 하는게 보통인데 강시처럼 원래 몸의 주인 의지와 상관없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행동이 뇌에 의해 가능하다면, 결국 뇌가 어떤식으로든 이런 여러 분열 형태의 자아 형태로 (다중이)활동할 수 있다는 것도 가능하다

다중이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부터 갖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건 생존 본능이다. 외상에 기인하는 것이 대부분인 다중이들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외부충격,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는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성이나 가정 폭력 등에 의해 뇌가 발달하는 어린 시기에 외부 영향 (스트레스) 을 과도하게 받을 경우, 몸이 버텨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충격으로 뇌에 충격으로 다가올 경우 (트라우마도 마찬가지) 뇌가 미치는 걸 방지하고 뇌가 마비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충격을 받지 않은 새로운 인격 자아를 만들어 충격으로 부터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위 방어기제다. 성폭력 충격이나 외상(구타) 충격에 대해 보호 받지 못한 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나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를 분리하는 것이고 상처 받지 않는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뇌가 다치는 걸 막기 위한 생존 본능, 그러나 대체로 외부 충격은 반복적이고 상습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스트레스가 발생되기 때문에 새롭게 만든 자아 역시 고통과 충격을 받으면 또 다른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보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반복된 괴롭힘, 고통, 충격이 많아지고 오랜기간 이어질수록 자아 출현이 더 생기고 결국 다중이가 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23개의 모든 자아가 다양하게 전부 나오지 않지만 2~3개를 넘어 10개의 두 배가 넘는 23개의 자아 구경은 확실히 묘한 구석이 있고 인격간의 충돌은 뭘로 꾸며도 흥미진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인공이 일하고 먹고 자는 공간 자체가 동물원이었다고 나중에 결말이 되어서야 나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24번째 자아가 왜 등장했고 왜 그런 형태로 나왔는지에 대한 초간단 설명이 되는 부분이다. 박사는 일하는 곳으로서 동물원이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환자로서) 주변 직장동료들과 직장에서의 근무평가가 워낙 좋아 오히려 잘 버티고 잘 지내는 것을 대견하게 여긴다. 

그러나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걸 알았음에도 (다중이 자체가 외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박사 스스로가 알면서도 간과한 결과) 주변 상황과 보여지는 이미지로 인해 본인이 판단 착오를 하게 되고 결국 그걸 후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다중이 전문가로서 환경 영향이 좋지 않고 다중이들에게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지만 치료가 잘 된다고 여기다보니 원래 가졌던 전문식견에 대한 걸 잠시 뒤로 빼고 환자의 이면과 겉으로 보여지는 온전한 상태 자체를 우선 순위에 올려놓는다, 단기간이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십년 이상 문제가 없다보니 의학적 소견과 신임에 대해 놓쳐버린 엄청난 실수이자 댓가였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데니스라는 자아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눈치를 챘던 박사지만 이미 그 때는 모든 것이 벌어진 이후고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상태였다. 혹시라도 결말에 가서 24번째 자아의 정체성을 밝히려다가 나쁜 죽음으로 박사가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는데 혹시나 역시가 되면서 안타까움이 컸다. 아무리 영화라지만 참 좋은 할머니이자 의사이자, 의학자다. 죽는 순간까지 납치된 소녀들을 위해 남긴 쪽지는 할머니 박사가 어떤 분인지 끝까지 잘 표현하고 있다.

다음영화 기준 일반인 6점, 전문가 6점대로 평점이 저조하다, 다중이에 대한 접근성은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식상하다는 의견이 많고 납치된 소녀들이 감금된 상태에서 박사와 상담하는 장면이 주를 이루다보니 지루하다는 평도 많은 편이다. 다중이 소재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로 이미 많이 알려지고 소개된 것도 있는지라 확실한 한방이나 이벤트(사건사고)가 없다면 식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3개라는 엄청난 자아와 24번째의 또 다른 자아의 실체 여부,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진짜로 드러나는 24번째의 자아 소재는 확실히 임팩트 있었고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이미 영화 안에는 밑밥으로 정신만 다른게 아니라 신체조건이나 세포 활성화 자체가 다른 완전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라는 걸 여러 방면으로 중간에 제시를 하는데 날개 달린 몬스터가 아니라 딱 비스트라는 이름 답게 사자와 호랑이, 원숭이처럼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의 행동과 습성만 닮은 괴물 같지만 실체는 거대한 짐승 같은 자아의 형태는 오바하지 않은 적성 수준의 자아라고 본다.

초중반까지는 다중이로서 잘 가다가 갑자기 결말에서 괴물로 나오면서 인격장애가 아닌 괴물의 탄생으로 스토리가 갑자기 바뀌면서 총 맞아도 죽지 않는 괴물 결말이 허탈하다는 의견도 많으나 24번째 자아는 거대한 짐승으로 보면 과하지 않은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사람이라면 총 한방에도 신체가 크게 훼손되지만 23개의 자아들이 말하는 24번째 자아의 형태, 거대한 덩치와 힘을 가지고 따진다면 코끼리 이상의 크기, 중간급 공룡처럼 규모 자체가 달라 총 한 두번으로 즉사하는 경우는 없을 수 있다. 

무엇보다 여주가 쏜 총은 샷건이다. 물론 샷건도 근접에서는 파괴적이고 위험하지만 그래도 얼굴만 맞지 않는다면 그래도 버틸 수 있는게 샷건 아니던가, 미국 폴리스들이 샷건 쓰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것도 아니고,,쏴도 안 죽으니 경찰용으로 거의 쓰는게지, 물론 다리가 아닌 상체이긴 하지만 24번째 자아의 특징은 이전부터 잘 소개되고 표현된지라 세포 활성화 자체나 피부 탄력 자체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 2번째 자아가 유일하게 같은 몸인데도 당뇨병으로 고생하며 인슐린 주사를 달고 다닌다는 설정 자체가 24번째 자아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다

납치, 감금 피해자인 소녀, 꿈을 통해 관객에게 상처가 많은 소녀라는 걸 보여준다. 결국 죽임을 당하지 않는 것도 주인공 다중이가 바라보는 또 다른 미발현 다중이로 소녀가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소녀는 다중이가 아니다. 그러나 잘 보면 이 소녀도 비슷한 구석이 많다. 굳이 나눈다면 남자는 다중이가 확실하고 여자(소녀)는 오히려 이중이다 (이중인격자) ㅡ.ㅡ;;; 어릴 적 아버지에 의해 사냥기술을 습득하고 조언 등을 통해 차분한 기질을 얻는다. 그건 소녀가 감금된 상태에서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셋 다 겁 먹은 소녀, 하지만 두 소녀와 달리 주인공 소녀는 납치한 다중이와 대화도 많이 하고 접촉도 많이 한다. 무엇보다 차분하게 마치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했던 딸처럼 사냥감을 대하듯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인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와 행동 결과 자체가 이중인격자의 행태다, 겁 많은 상처 많은 소녀와 반항하고 대항하는 겁 없는 소녀)

그러나 그런 차분한 형태는 지속되지 않는다, 울부짖고 겁먹는 장면도 많다. 원래 성격이 무엇인지 원래의 인격이 무엇인지 애도 혼란스럽다, 어릴 적 경험한 가정폭력(성) 피해자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비슷한 피해자 형태를 보여야 하지만 정반대의 차분한 리더의 모습이 나온다, 반대로 아버지와 딸의 장면으로 보여준 소녀만 놓고 보면 용감하고 차분하며 어른스럽지만 어느 순간 나머지 두 친구 소녀와 마찬가지로 겁 먹고 바들바들 떠는 그냥 어린 소녀로 나온다.

마지막에 삼촌이 데리러 왔다는 경찰의 말에 소녀의 눈빛이 달라지며 소녀 장면이 끝나는데 이게 상반된 성격과 인격을 갖춘 이중인격이 다중인격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 아니면 이중인격과 다중인격은 원래부터 다름이 없고 같은 것인지, 또 아니면 이중인격과 다중인격 자체가 완전 달라서 다중이의 24번째 자아처럼 소녀에게도 예상할 수 없는 다른 요소가 생길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이 부분도 열린 결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소녀와 다중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따로 있다. 소녀는 다중이를 하나의 사냥감처럼 보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본다, 아버지와 함께 한 사냥기술처럼 사냥 당하는가, 사냥해야 하는가의 대립 관계에서 내가 주도권을 갖고 누가 사냥꾼이 되냐 (인간 VS 동물) 의 문제에서 사냥꾼이 되려고 한 소녀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다중이가 나중에 실제로 비스트라는 이름의 짐승(동물) 자아가 등장하는 것도 사냥 (인간 VS 동물) 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

이 말은 어릴 적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외상, 비슷한 충격과 공포, 트라우마, 정신고통이 발생하고 접촉이 이루어지더라도 누구는 원래 자아가 기브업 포기 상태가 되어 완전 미친 다중이가 될 수 있고 누구는 원래 자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방어함으로 인해 다중이로 분열 되는 걸 막는다는 점이다. 

둘 다 같은 입장이고 둘 다 비슷한 상황과 어릴 적 고통스러운 날을 보냈지만 둘의 성장 과정과 행동은 극과 극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녀의 경우 외부 도움 없이 심지어 그런 내색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혼자 스스로 견디면서 혼자 버텼다는 것이다. 소녀의 경우에는 자아 단독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받아들였다는 점인데 (영원히 아물지는 않지만) 통제와 제한을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과 통제와 제한이 안되는 뇌활동은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우연한 기회에 만난 두 사람에게서 한 쪽은 자아의 정체성 싸움에서 버티고 이겨낸 자이고 한 쪽은 버티지 못하고 패배한 자로 표현될 수 있다.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진화한다는 대사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어릴 적 찢어지게 가난했거나 어릴 적 누군가의 괄시와 무시를 심하게 당했거나, 어리거나 젊은 시절 어떤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나중에 전혀 다른 새로운 진화 단계의 인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라는 말의 본질과도 가깝지만 일부러 하는 고생, 상처와 반강제로 싫어도 당해야 하는 고생과 상처는 같지 않다. (군대로 따지면 현역 복무와 해병대 캠프 일주일 체험 수준)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두 남녀의 어릴 적 시절 피해를 본 상황도 확실하지만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경계가 모호하게 될 정도로 상황은 급변한다. 나쁜 놈이지만 박사처럼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고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도 매도하기에도 애매하다. 성적학대나 폭력에 의한 학대나 성장기에 생기는 엄청난 스트레서는 확실히 인격체 형성과 신체발달에 영향을 준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이런 형태의 범죄나 인격, 윤리, 도덕과 관련한 범죄는 확실히 부모 책임이 더 크다. 

영화의 원제인 스플릿이 분열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불리우는 다중인격도 정신분열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정신분열증, 정신분열환자 등은 우리 귀에 익숙한데 정신분열에도 분열이 들어가는 것처럼 다중이도 분열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으니 정신분열의 한 축으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는 10점 만점에 8점, 수우미양가에서 "우"로 평가한다. 생각보다 볼 만했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했다. 더 많은 다중이 인격체들이 등장하지 않아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몇가지 영화 관련 정보로 마무리 한다. 샤말란 감독은 자기가 만든 영화에 꼭 출연 장면이 있다고 한다. 이 영화에 어떤 식으로 나왔나 궁금해서 아무리 기억을 돌려봐도 기억나는 사람이 없다면 "박사에게 쓰레기통 CCTV 보여주던 아저씨"를 기억하면 된다.  

주인공 다중이가 지하철 앞에 꽃을 두는 장면은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언브레이커블>과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영화에서 지하철 참사 장면이 메인이라 연관성이 깊은 건 사실이다. 영화 끝에 뜬금없이 브루스 윌리스 아재가 "던"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도 <언브레이커블> 영화 내용과 연결되어 있어 지하철은 역시 연관된 것이 맞다고 보면 된다. 브루스 윌리스 아재의 출연 장면에 대해 <23 아이덴티티> 의 주인공은 끝까지 잡히지 않고 살아남는데 <언브레이커블> 과 세계관이 맞물리면서 두 영화의 주인공이 등장해 서로 적이 되어 싸우는 속편 예고편으로 인식하는 관객이 많다. 실제로 아래 두 영화의 포스터 속에 금이 간 장면을 보면 두 포스터 속의 금이 놀랍게도 이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영화의 정보란에는 [ SPECIAL POINT ] 라는 이름으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 이야기가 등장한다. 실제로 다중이가 존재하며 범죄를 저질렀다는 실화를 정보란에 소개한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실제 사건 ‘빌리 밀리건’ 사건 일지

1. 사 건 명 : 빌리 밀리건 사건

2. 일 시 : 1977년

3. 장 소 : 미국 오하이오 주

4. 개 요 : 강간•납치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빌리 밀리건이 세계 최초로 24개 인격이 존재한다는 정신감정을 통해 최종 무죄를 선고 받은 사건

5. 내 용 : 24개의 인격이 공존하는 다중인격 환자 빌리 밀리건(William Stanley Milligan, 1955~2014), 성별, 나이(3세부터 26세까지), 고향, 종교, 목소리, 억양, 성격이 모두 다름, 다른 인격이 전면에 나서 있는 동안의 기억이 없음, 실제로 전류 검사, 뇌파 검사를 통해 다른 신체적 반응을 확인

- 윌리엄 스탠리 밀리건: 26세 / 본래의 인격

- 대니: 14세 / 남성을 무서워하는 아이

- 아달라나: 19세 / 여성 / 동성애자 / 빌리가 체포되는 계기를 만든 성폭행 사건의 주범

- 선생: 26세 / 23개의 인격을 하나로 융합한 인격 등

다중이, 다중인격자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부르는데 여기서의 해리가 영어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어떤 최초 다중이의 이름이거나 발견한 서양 학자의 이름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해리는 解(풀/해)離(떠날/리), 모였던 것이 떨어짐이라는 뜻으로 영화 제목처럼 분열을 의미한다. 원래 있던것이 풀어져 어려개로 나뉘어 쪼개진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해리는 영어가 아닌 한자~ (흔히 주변에서 쓰는 말 중에 분해 할 때 해, 이사할 때 이,리/해리)

#Split fact: When I sent James the script, he emailed before he read it & asked "What's my character's name?" I replied, "Um, just read it." (감독이 주인공인 제임스 맥어보이에게 보낸 시나리와 관련한 에피소드 대화)

시나리오 대본을 주연 배우에게 보냈는데 읽기 전에 이메일로 자신의 캐릭터 이름이 뭐냐고 물어와서 음, 그냥 읽어~라고 했다는 내용, 배우가 자신이 맡을 캐릭터 이름을 알아야 대본을 관심있게 볼텐데 내 배역이 뭔지도 모르고 보는 배우는 없을거다, 그래서 물어봤던건데 거기에는 24개의 캐릭터가 나오고 그게 모두 배우 한 명이 해야 하는거니 당연히 그냥..읽으라고 할 수 밖에...배우의 당연한 질문에 어쩔 수 없는 감독의 당연한 대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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