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형제들의 애정과 애증 사이 / 영화 -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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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리뷰

미워할 수 없는 형제들의 애정과 애증 사이 / 영화 - 형

by 깨알석사 2017.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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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맥락만 놓고 보면 형제 모두 인생을 포기한 삶을 산다. 형은 상습 사기꾼으로 교도소에서 생을 보내야 하고 동생은 사고로 인한 실명으로 보살펴 줄 가족 한 명 없는 신세로 전락하면서 인생을 포기한 듯 시간 흐름에 맡겨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기한다. 동생의 장애를 구실 삼아 가석방으로 풀려난 형과 한 켠에서는 보고 싶었던 형이지만 원망 속에 잊고 지냈던 동생은 형의 가석방 조건에 동생과의 동거가 포함되면서 의도치 않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그리고 포기했던 것처럼 보인 두 사람 모두에게 뜻밖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가석방 되는데 도움이 될 뿐 동생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애정도 없던 형이지만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동생을 보면서 측은한 마음이 생기고 자신이 집 밖으로 가출 한 뒤로부터 남은 가족들이 자신을 많이 걱정했다는 이야기에 조금씩 흔들린다.

국대 출신 유도선수로 유망한 미래가 기다릴 것 같던 동생에게 암울한 미래만이 남아 있지만 형과의 조우를 계기로 장애인 국대라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게 이야기의 핵심 줄거리, 후반부에 신파극처럼 코믹 분위기와 다르게 흘러가서 약간 언발란스(!)한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조정석의 연기를 구경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희석은 된다.

형 역할의 조정석, 까부는 스타일이라 거친 형의 이미지와는 약간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잘 어울렸다

가석방 되고 초반에는 그래도 싼티 좀 제대로 나는 캐릭터처럼 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급 꽃도령으로 변신

누가봐도 양아치의 출소자 같던 이미지가 완전 깔끔한 대학생처럼 변신, 공감력과 몰입도는 떨어졌던 부분

영화는 제목도 시나리오 만큼 중요하다고 보는데 달랑 <형>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제목을 달았던 것도 아쉬운 대목

7번방의 선물 작가가 이 영화 시나리오도 썼다고 하는데 박신혜 기용과 배역의 비중을 보면 비슷하긴 하다

까불고 촐랑되고 쌩양아치처럼 구는 조정석의 배역 연기는 굿!

시나리오의 힘 보다는 형과 동생으로 나온 두 사람의 팬덤이 큰 작용을 했다고 본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100만 이상은 어렵다고 봤는데 관객 수를 찾아보니 200만이 넘었다, 엑소 팬의 힘이 아닐까..

영화로 만들고 싶은 이야기,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담는 영화가 있고 반대로 주인공 역할을 하는 연기자를 보고 그에 맞춰서 만드는 영화가 있다. <형>은 조정석과 디오를 보고 만든 영화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사실상 두 사람에게 맞춰진 영화처럼 보인다. 배우가 누구였냐에 따라 흥행 성적이 확 갈라졌을 확률이 크다

폐가와 다름 없던 집이 너무 깔끔해지고 깨끗해진 것도 별로, 두 형제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시간도 약간 무리수

국가대표 선수 동생과 사기전과 10범 범죄자 형의 조합은 꽤 그럴싸하나 흐름은 공감력이 떨어진다

그나마 중반부까지는 볼 만했지만 후반에 가면서 "형만 믿어! 이 영하는 울게 될꺼야" 하는 사기 캐릭터를 구현

설정이 이복동생, 배다른 동생이 아닌 재혼으로 이어진 피 한방울 안 섞인 형제로 나오던데 후반을 눈물 바다로 하려면 이복동생으로 만드는게 더 공감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적당히 흥행했고, 조정석과 디오의 연기도 나름 볼 만했던지라 까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스토리는 아쉽다

10점 만점에 7점, 수우미양가에서 미, 그나마 조정석의 깨알 연기로 볼 만했다. 형제의 우애를 담아내는 건 좋았으나 영화 보다는 TV단막극의 짧은 단편으로 만들었으면 연기와 각본 모두 그나마 후한 평을 받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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