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생활의 달인에서 이어진 인연 - 각자의 인생에서 최고의 달인이 되다 (박일등/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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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달인고수

SBS 생활의 달인에서 이어진 인연 - 각자의 인생에서 최고의 달인이 되다 (박일등/김정호)

by 깨알석사 2016.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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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생활의 달인에 구두닦이로 사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소개 되었다. 헝겊이 아닌 맨손으로 손님들의 구두를 닦아주던 분이었는데 불광과 물광으로 수 많은 광을 만든 분이다. 우리나라 남자들 다수가 구두광에는 반전문가다. 군대에 가면 부대 밖의 사람들에게는 별 것도 아니지만 그들만의 세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전투복에 각 잡힌 "줄"과 전투화의 광이다.

군인끼리만 알아 본다는 군대세계의 "간지"는 전투복 전면과 후면(등판)의 줄 잡힌 갯수와 광의 빛에 따라 서로의 전투력 측정을 가늠하는 수치가 되곤 한다.

선임의 특별교육에 따라 불광과 물광을 내는 방법을 숙지하게 되고 일정 계급 이상이 되면 병아리 병사들의 첫 휴가를 위해 대신 닦아주기도 하는데 내 첫 휴가 때 광을 그야말로 삐까번쩍하게 닦아 준 선임의 솜씨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거울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얼굴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 광내기 기준의 성공 척도다, 입담이 거칠기로 소문 난 선임 중 하나는 여자 빤쥬가 보일 정도로 해야 한다며 신기술에 가까운 내공을 보여줬는데 분유 깡통을 구해서 작은 화로를 만들고 불광을 먼저 입힌 다음에 물광으로 마무리를 했었다. 물광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역시 최고는 "침"

오늘 소개하는 광의 달인은 좀 특별하다. 생활의 달인 PD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이 분이 과거 권투선수로 활동했다는 이력이 등장 한다. 전적이 꽤 화려하다, 단 1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그마저도 몸이 아파서 기권해 생긴 패배였다. 무패 기록이 깨지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는데 싸우지도 못하고 생긴 유일한 1패였기에 그 1패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 상대방 선수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구두닦이의 달인 입에서 상대방 선수 이름을 듣는 그 순간 생활의 달인 PD는 머리속에 떠오른 인물이 있었는데 과거 다른 아이템의 달인으로 나온 분 중에 권투선수로 활동 하면서 반대로 유일하게 1승을 한 분이 있었고 그 분이 있던 지역과 그 달인의 이름이 상대 선수의 이름과 같다는 걸 기억해 낸다. 설마하는 마음에 확인해 보니 예전에 먼저 출연한 회백반의 달인 김정호씨가 바로 구두닦이의 달인 김일등씨와 권투선수 시절 상대했던 그 1패와 1승의 주인공들이었다. 

과거 맞상대로 만날 뻔 했던 두 사람에게는 유일한 1패와 유일한 1승으로 각자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수십년이 지난 지금 각자의 인생에서 달인이라는 신분으로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맨 손으로 직접 구두약을 묻혀 닦아주는 달인

군대 시절 이틀에 한번 꼴로 광을 내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 때는 광이 부대 위상을 나타낸다고 했는데 ㅋ

단지 광이 잘 나는게 아니라 지속력이 강해 일반 광내기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한다

동일하게 수증기를 분사했는데 겉으로 보기에도 일단 차이가 난다, 수분에 의해 광이 사라짐

손가락으로 그어보니 일반 구두는 습기에 의한 줄 무뉘가 선명하게 생긴다.

손가락 마디에 촛물을 흘려 굳은살 역할을 대신 하기도....대다나다

군대 시절 딱 한명이 맨 손으로 전투화를 닦은 적이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광을 정말 멋지게 내고 싶다는 열정이 보인 순간이기도 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본인의 전투화가 아니었다는 사실, 간부의 전투화는 더더욱 아니다. 첫 휴가를 앞둔 막내의 전투화를 손수 닦아주겠다고 나선 말년 병장이었다.

막둥이의 첫 휴가에 대한 기분을 한껏 고조 시켜주고 싶다며 정성을 다해 옷도 다려주고 광도 내주었는데 막둥이가 아침 휴가 신고를 마치고 출발 할 때 상기된 얼굴과 반짝반짝 빛나는 전투화는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들었다. 당사자인 막둥이는 말할 것도 없이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이라며 엄청 좋아했었다눙... 

헝그리 정신이 깃든 권투선수 시절 꽤 잘 나갔었다는 달인 

10전 9승 1패, 화려한 전적이다

이 장면을 보던 나도 깜놀한 순간, 정말 엄청난 인연이 시작된다

비슷한 시기에 권투를 했었고 이름이 같은 인물이 생활의 달인에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이었다.

12전 11패 1승이라는 전적을 말하며 씁쓸했던 과거 권투선수 시절을 이야기하던 달인

과거 회상을 하면서 굉장히 속상해 하신 장면이 기억에 있다. 그래도 지금은 요식업에서의 달인!!

당시 기권승을 했다는 김정호 선수를 찾았습니당!! 하자 놀라는 김일등 달인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1패로 기억된 상대방 선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1승으로 기억된 상대방 선수, 둘 다 권투를 그만두고 각자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데 그 두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수십년이 흘러 생활의 달인이 되어 만났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챔피언이 되어 만난 것이다. 그냥 만나는 것도 놀라운데 둘 다 달인이 되어 만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손님이 수시로 오는 구두방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기 힘든 달인, 항상 라면에 밥을 말아 먹는다

손님이 줄어든 한가한 시간, 피곤에 지친 달인이 잠시 잠을 잔다

생활의 달인 PD의 뜻밖의 행동에 말문을 잃어버리고 한동안 고개를 숙이는 달인

이렇게 방송이 마무리 된 이후, 한 해 출연한 달인들을 상대로 최고의 달인을 뽑는 시간이 돌아왔다. 시청자들이 가장 인상 깊게 봤던 달인과 전문심사평가를 통해 선발된 이들이 다음 방송 시간에 나오게 되는데 박일등 달인이 다시 한번 출연하게 된다. 아래는 이 방송 이후 방송 내용이다.

방송 이후 라면 먹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맛나는 음식도 챙겨 주신다고 한다

올해의 달인 대상 후보에 선정 (후보는 모두 4명)

올해의 달인은 이삿짐 달인이 차지했지만 후보에 오른 나머지 3명 모두도 올해의 달인이라고 본다.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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